미국이 일본에 빼앗긴 슈퍼컴퓨터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C넷은 미국 정부가 최근 IBM과 기상예측용 슈퍼컴퓨터 개발 임대를 위해 2억244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보도했다. 이 슈퍼컴퓨터는 이론적으로 2009년까지 초당 무려 100조회의 연산속도(100테라플롭스)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 현재 최고 성능인 일본 슈퍼컴퓨터보다 3배 가량 빠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컴퓨터는 무려 2572개의 마이크로프로세서로 구성되며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IBM 게이서즈버그 연구소에 설치돼 해양기상청(NOAA)의 기상관측용 모의실험 계산 등에 사용된다.
특히 이번 발표는 일본NEC의 ‘지구시뮬레이터’ 슈퍼컴퓨터가 IBM을 제치고 세계 최 고속 슈퍼컴퓨터로 공인 받은 지 약 한 달만에 나와 미국이 일본을 적극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본 NEC가 개발한 슈퍼컴퓨터는 과학기술청 산하 해양과학기술센터에 설치돼 바다의 온도 상승과 같은 기상이변 등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약 3억5000만∼4억달러를 지원해 슈퍼컴퓨터 개발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공개된 일본 슈퍼컴퓨터는 초당 35조6100억 회의 연산속도(35.61테라플롭스)를 기록해 미국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IBM은 이번 미국 정부와의 계약으로 거액의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슈퍼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IBM-미 정부 계약을 그 동안 슈퍼컴퓨터 자금지원에 소극적이던 미국 정부의 획기적인 태도 변화라며 환영했다. 한편 내년 봄께 IBM이 임대해 설치할 컴퓨터는 설치 초기 초당 7조3000억 회의 연산속도에서 시작한다. 앞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향상시키거나 첨가하는 방식으로 2009년까지 목표 속도를 달성할 예정이다. 일본이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기 전까지 최고 슈퍼컴퓨터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로렌스 리버모어연구소의 IBM 슈퍼컴퓨터 ASCI 화이트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이 이 컴퓨터보다 5배정도 빠른 컴퓨터를 만들어 본격 가동하면서 미국은 2위로 밀려났다. <방은주 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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