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해킹·컴퓨터 바이러스·스팸메일·음란폭력성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 2001년 한 해 동안 누적된 해킹건수는 5333건으로 2000년의 1943건보다 174%나 증가했다. 인터넷 이용패턴이 단순정보검색을 넘어서 쇼핑이나 은행거래 및 주식투자 등 금전이 오가는 활동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바이러스의 경우 신종바이러스의 출현건수는 2000년 572종에서 2001년 194종으로 66% 가량 줄어들었으나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웜류의 증가로 피해규모는 훨씬 커졌다. 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그 사람이 메일을 발송할 때마다 주소록에 등록된 이들의 메일주소로 바이러스가 자동발송되는데다 긴급하고 중요한 메일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어 피해가 더욱 크다. 개인정보 침해건수도 급증했다.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 따르면 2000년 2297건에 불과하던 개인정보 침해 신고건수가 2001년에는 1만4341건으로 무려 5배 이상 증가했다. 자신들의 정보가 침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훨씬 많으므로 실제 피해건수는 수십만건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스팸메일의 경우는 하루 50통 이상 받는다는 경우가 99년에는 3.1건에 불과했으나 2001년에는 22.9건으로 7배 이상 늘었다. e메일을 대체할 만한 다른 인터넷 광고수단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증가세가 멈추지 않을 것임에 틀림없다. 음란정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관련정보가 매일 수십만건씩 신규로 생기고 있다. 정부의 감시망에 잡히는 것만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만건을 넘어섰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음란정보차단을 위해 구축한 DB에는 매주 1000건의 음란정보가 새롭게 추가되고 있을 정도다. 초고속망의 보급으로 대용량 동영상의 전송이 용이해짐에 따라 음란정보는 더욱 활개를 칠 전망이다. 물론 인터넷에서는 위에서 열거한 것과 같은 위해 요소뿐 아니라 건전한 요소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위해요소들이 인터넷의 건전한 이용을 방해하고 차단한다는 것이다. 해킹이 기승을 부림에 따라 인터넷 이용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금융거래에 두려움을 느끼며 주저한다. 개인정보의 유출로 인한 사생활 노출 위험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도 전자거래가 효율성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투자를 미루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규모도 만만치 않다. CIH 바이러스 때문에 귀중한 정보를 한 순간에 날려버린 기업들이 매년 수천 곳에 이른다. 특히 최근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스팸메일의 경우 업무효율을 급속히 떨어뜨리고 투자비를 생산적인 부문에 쏟지 못하게 만듦으로써 경제적 위해성이 크다. 인터넷서비스제공자들은 스팸메일을 저장하는 데 쓸데없는 비용을 쓰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스팸메일 때문에 매년 수십억원 이상의 시스템 투자를 감행해야 했다. 또 시스템 과부하로 인해 중요한 메일이 유실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스팸을 삭제하다 중요한 메일을 함께 지우는 사용자들도 부쩍 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적인 위해뿐 아니라 정신적 위해도 크다. 음란정보는 청소년의 건전한 성의식과 윤리의식을 망가뜨리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음란정보의 유통이 원활해지면서 원조교제에 서슴없이 나서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폭력정보를 상습적으로 접하는 청소년들이 이를 흉내낸 모방범죄를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런 유해성 정보는 오프라인에도 상존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통할 경우 교묘하고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처럼 해킹·컴퓨터 바이러스·스팸메일·음란정보 등의 증가로 인한 피해가 날로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와 사회단체 등에서는 이를 인터넷 공해로 보고 자연보호운동과 같은 범국민적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유해정보를 차단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보급한다든지 등급제를 시행해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든지 정보통신윤리교육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등의 활동이 그것이다. 또 기업체들이 나서서 유해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정보보호시스템 구축에 발벗고 나서는 것도 한 예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규제가 불가능한 인터넷의 특성상 이들 위해정보를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각계각층이 힘을 합쳐 인터넷을 정화하기 위한 감시 및 교육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임으로써 전체적으로 의식수준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컴퓨터 바이러스(Computer Virus) 한국전산원이 발행한 2002년 인터넷백서에 따르면 2001년에 발견된 신종 바이러스 수는 194종으로 2000년의 572종에 비해 65% 가까이 줄었고 유명한 CIH바이러스의 경우도 피해건수는 2001년 1007건으로 2000년 4527건에 비해 80% 가량 감소했을 정도로 발생건수 및 피해건수가 대폭 줄었다. 그러나 매크로와 트로이목마 같은 시스템 잠복형 바이러스는 줄어든 반면 e메일을 통해 24시간 내에 전세계로 퍼질 정도로 전파력이 큰 웜의 출현이 증가함으로써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2001년 9월 18일 발견된 님다 바이러스는 19일 국내에 유입돼 24시간 만에 4000건의 피해를 일으켰다. CIH바이러스가 같은 해 4월 26일 1000건의 피해를 입히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메일을 이용한 전파방법뿐 아니라 다른 시스템에 침입해 바이러스를 심거나 웹페이지를 방문하면 해당 사용자의 PC가 감염되도록 하는 것, 더 나아가 서캠(Sircam)과 같이 해킹기법과 맞물려 시스템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시스템 내의 중요정보를 유출되도록 하는 것 등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러스에 대한 완벽한 대비를 위해서는 백신 차원을 넘어 정보보안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과 함께 미확인 바이러스까지 찾아내는 고도화된 탐지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스팸메일(Spam Mail) 스팸메일이 인터넷의 최대 골칫덩이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2001년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일주일에 평균 30통 이상의 스팸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스팸메일은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수신을 원하지 않은 광고성 메일을 일컫는 것으로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경제적인 피해를 입힐 뿐 아니라 사생활 침해 우려도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스팸메일 한 통의 평균 용량을 10 로 계산했을 때 100만 통의 메일을 받을 경우 약 10Gb의 디스크 공간이 필요하게 되며 스팸메일을 처리하기 위한 서버 비용, 네트워크 트래픽 비용이 부가적으로 소요된다. 한 스팸메일차단솔루션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1만5000통의 스팸메일을 받을 경우 손실비용은 일일 19만7850원, 연간 5억935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무료 메일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사이트들은 스팸메일의 폭주로 인해 매년 장비마련에 수십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또 스팸메일 발송자들은 메일의 발신지를 위조하기 위해 제3의 서버를 경유하는데 이 때문에 해당 서버는 스팸의 발신지로 오인되거나 시스템 과부하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피해도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달에는 국내의 한 도메인포워딩서비스업체가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의 스팸발송으로 인해 엉뚱하게 스팸대량발송업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한편 스팸에 대한 대비책으로 정부에서는 스팸발송자에게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는 방법을 검토중이고 스팸메일차단솔루션도 대거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개인정보가 쉽게 유출되지 못하도록 시스템 내 정보보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음란정보 인터넷의 공해 요소 중에는 음란정보를 빼놓을 수 없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심의한 불건전정보 2만5210건 중에서 62.7%에 이르는 1만5808건이 음란성에 해당할 정도로 음란정보의 유통량은 상상 외로 많다. 더구나 위원회가 음란정보차단을 위해 구축한 DB에는 매주 1000건의 음란정보가 새롭게 추가될 정도로 증가세도 빠르다. 음란정보의 증가가 우려되는 이유는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음란정보는 대부분 가학성 혹은 피학성을 띠고 비정상적인 인간관계를 조장하기 때문에 청소년의 정서적 안정을 해칠 뿐 아니라 윤리적인 혼란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특히 표에서 보듯 음란정보는 대부분 폭력과 연계된 정보가 다수를 이루고 있어 청소년들의 성의식을 왜곡되게 할 우려가 크다. 이런 까닭에 정부와 사회단체 등에서는 이의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차단프로그램을 만들어 배포하고 등급제를 시행토록 해 청소년들의 접근을 제한하게 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또 여성단체협의회·청소년정보감시단·성폭력상담소 등 사회단체들은 불건전한 환경을 감시하고 정보제공자를 고발하며 이용자를 교육하는 등의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편 영국·독일·싱가포르 등의 선진국가들은 음란정보규제를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규제기관을 만들거나 산업계가 공동으로 제3의 감시기구를 만드는 등 적극적인 규제방식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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