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무선랜(LAN)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스프레드 스펙트럼(Spread Spectrum) 등 무선LAN에서 활용되는 기술은 세계 제2차대전에도 사용돼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동안 군사적 목적이나 특정 산업에서 사용되어온 이 기술이 왜 갑자기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일까. PC가 IT산업에 영향을 미친 만큼 무선LAN도 네트워크 장비시장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까. 가능성을 살펴보자. IDC는 최근 발표된 자료에 근거, 오는 2006년까지 무선LAN 장비시장을 전망하고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적 추세를 파악했다. 여기에서 언급되는 NIC(Network Interface Card)에는 데스크톱·노트북 및 비PC(non-PC) 기기용은 포함되지만 LOM(LAN on Motherboard)과 미니PCI(mini-PCI) 등 임베디드 사양들은 제외됐다.
무선LAN 시장이 활성화된 요소로는 몇가지가 있다. 첫째, 시장이 확산됐다. 무선LAN은 제조·창고·물류산업 같은 과거 경제(old economy) 체제에서 특수 목적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교육·소매·의료 같이 새로운 버티컬 마켓이 무선LAN의 새로운 시장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시장은 대형 엔터프라이즈에서 SME(Small & Medium Enterprise), SOHO시장으로 넓어졌다. 둘째, 무선LAN 붐은 특정 지역·특정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한 현상이다. 하지만 무선LAN의 용도는 각 지역, 각 나라의 규제정책, 사회경제, 정치 및 문화에 따라 현저한 차이가 있다. 많은 나라의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기존의 GPRS/3G 서비스에 무선LAN을 번들링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무선LAN은 다양한 표준 기술을 갖고 있다. 무선LAN이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크게 900㎒, 2.4㎓ 및 5㎓ 대역들이다. 현재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대역은 802.11b 및 홈RF를 포함하는 2.4㎓대역이며 802.11g 지원제품은 2003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802.11b의 전송속도는 11Mbps이고 홈RF는 보통 1Mbps의 전송속도를 갖지만 10Mbps까지 확장될 수 있다. 5㎓ 대역인 802.11a 및 하이퍼(hiper)LAN/2의 전송속도는 54Mbps다. 이밖에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의해 승인된 시간파동 광대역(UWB) 시스템은 100Mbps의 전송속도를 갖는다. 관련 제품은 2005년 이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802.11b:현재 가장 보편화된 무선LAN 기술로 와이파이(Wi-Fi)라 불리며 지난 99년에 선보였다. 주파수 호핑(frequency hopping)을 응용한 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802.11b 제품은 ‘다이렉트 시퀀스 스프레드 스펙트럼(DSSS)’ 변조기술을 채택한다. 데이터의 각 비트는 이용 가능한 세 개의 채널 중 한 채널을 통해서 전송 패턴이 이루어진다. 단점으로는 서비스품질(QoS)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한 기술인 802.11e가 검토되고 있다.
△802.11g:802.11b 기술의 확장된 형태로 최근 FCC의 범용적 사용승인을 받았다. 2.4㎓를 사용하면서 최대 22Mbps 전송속도를 갖는다. 802.11b진영이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제안한 표준이라는 관점도 있다. 802.11g 기술이 보편화되는 2003년에는 가격적인 측면에서나 전송속도 측면에서 802.11a가 이미 경쟁력에서 앞선다고 IDC는 전망한다. △홈RF:2.4㎓ ISM(Industrial, Scientific, and Medical) 대역을 사용하는 홈RF는 가정용으로 개발된 무선 네트워킹 표준으로 FHSS(Frequency Hopping Spread Spectrum) 변조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홈RF 워킹그룹은 이미 1.6Mbps 전송속도의 SWAP(Shared Wireless Access Protocol)1.0을 발표했으며 고속 네트워크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10Mbps의 SWAP2.0을 내놓았다. 또 비디오 장치 및 HDTV 제품을 지원할 수 있는 20Mbps급 고속표준안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홈RF는 가격이 저렴하면서 표준에서 앞서가고 있는 802.11b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802.11a와 UWB가 장기적으로 볼 때 앞선 기술이지만 802.11b가 가정용 시장으로 침투하고 있다.
△802.11a:이 기술은 802.11b 및 홈RF 대체용으로 개발돼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802.11a는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 방식을 사용하여 멀티패스(multi-path) 환경에서 향상된 성능을 보여준다. 5㎓ 대역에서 54Mbps 전송속도를 갖는다. 호환성이 없는 것이 취약점으로 802.11a와 802.11b는 서로 다른 ISM 밴드에 존재하기 때문에 802.11b 네트워크를 802.11a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NIC/AP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 이외에도 전력소모 측면에서 802.11a는 802.11b보다 2∼3배 많으므로 노트북 컴퓨터의 배터리 사용시간이 훨씬 줄어든다. 그러나 전력소모 문제는 조만간 기술적으로 해결돼 802.11b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퍼LAN/2:802.11b와 홈RF가 가진 문제점 해결방안으로 유럽에서 등장했으며 802.11a와 잠정 경쟁기술로 여겨진다.
이러한 특징을 갖는 무선LAN 시장의 주요 성장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802.11b가 무선LAN표준의 선봉에 나서면서 각 산업분야에서 폭넓게 채택되고 있다. 둘째, 802.11a 기술은 802.11b 기술보다 훨씬 높은 스루풋(throughput)을 갖지만 인터피어런스(interference) 발생은 적다. 셋째, 반도체 집적기술의 발달로 칩세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업체간 경쟁으로 무선LAN 장비의 가격이 현저히 하락하고 있다. 네째, 선두 업체들은 인수·합병(M&A) 또는 업체간 제휴를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다섯째, VBN(Visitor-Based Network)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인터넷 또는 IP VPN 접속을 필요로 하는 모바일 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성장 장애요인도 있다. 첫째, 글로벌 로밍 협의가 부족해 사용자가 지역마다 옮겨 갈 때 다른 무선LAN 서비스 제공 업체를 선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둘째, 보안문제로 인해 엔터프라이즈 시장, 특히 금융권에서 무선 랜 솔루션 도입을 주저한다. 특히 무선LAN에서는 어떤 솔루션이든 보안문제가 계속 제기될 전망이다. 대기업에서는 IP VPN을 이용해 무선LAN을 연동시키고자 하는 요구가 보안문제로 축소되는 경향이 있으나 AES(Advanced Encryption Standard)를 지원하는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IP VPN과 무선LAN 연동이 점차 실현 가능해지고 있다. 무선 네트워크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방화벽(firewall)이나 IDS(Intrusion Detection Systems)와 같은 보조 보안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802.1x는 무선LAN의 표준으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모든 환경에 적용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SL과 같은 종류의 보안을 요구하는 곳에서는 적합지 않다.
이런 흐름속에서 향후 시장 전망을 살펴보자. 지난해 세계 무선LAN 시장은 2000년 대비 104.9% 성장한 800만대(NIC, AP/브리지 포함)였다. 업체별로는 프록심(Proxim)이 전체시장 중 18.7%로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시스코/에어로넷(Aironet), 어기어/ORiNOCO, 심벌이 이었다. NIC의 판매 대수는 2000년 대비 102.4% 증가한 650만대로 전체 무선LAN 시장의 80.5%를 점유했다. 이는 2000년 NIC가 점유한 비율이 81.5%임을 감안하면 조금 낮아진 수치다. 시장점유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프록심 제품이 21.7%로 선두를 유지했다. AP/브리지는 지난해 157만대가 팔렸으며 이는 2000년 대비 116.2% 성장한 것으로 2001년 전체 무선LAN 시장의 19.5%였다. 이 시장에서는 시스코/에어로넷이 12.8%의 점유율로 1위를 나타냈으며 링크시스, 알배리언, 심벌이 뒤를 이었다. 제품별로는 NIC가 향후 무선LAN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지난해 5억4000만달러였던 NIC 시장은 판매대수 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 2006년에는 2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데스크톱NIC보다 휴대형 NIC 시장이 크게 늘어 2006년에는 휴대형 시장이 전체 무선LAN(NIC·AP·브리지 포함)의 48%를 점유할 것이다. 반면 AP/브리지 제품은 금액대비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49.8%였지만 2006년에는 35.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 때문이다. 주파수 대역별로는 2.4㎓ 기술(802.11b)이 5㎓ 기술(802.11a)로 급격히 대체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802.11a 판매대수는 2006년 2000만대로 예상되며 이 때 5㎓ 제품판매액은 20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5㎓ 제품은 2004년 이후 가격경쟁력을 가지면서 2.4㎓ 제품을 대체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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