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도 ‘한’이 참 많아 보인다. 우리 한국인들만 그런 게 아니라. 작년 이맘때부터 본 ‘아카데미상 영화’들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서는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한을 보았고, ‘문라이트’에서는 거의 제3세계와 같은 환경에서 가족과 주변 환경의 도움 없이 혼자 살아가는 흑인 남성의 한을 보았고,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는 여성 장애인 청소부라는 겹겹의 사회적 차별을 받은 주인공이 ‘어인’이라는 허구의 존재를 통해 그 한을 푸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이 ‘쓰리 빌보드’를 만났다. 얼핏 보기에 백인 주인공들의 개인적인 한(가족을 잃은... 그리고 가족 같은 상관을 잃은...)이라는 점에서 ‘맨체스터 바이 더 씨’와 비슷한 것 같지만, 아니다. 훨씬 더 깊은 이야기다. 맨체스터는 잘 나가는 동부인데, 에빙은 답답한 남부이다. 빈곤, 학교의 총기 사고, 동성애자 차별 등 사회적인 문제들이 마치 안개처럼 영화를 답답하게 감싸고 있다. 주인공 ‘엄마’의 한은 때때로 너무나 기계적으로 묘사되어 감정이입이 잘되지 않기까지 한다. 결국, 이 영화의 주제는 ‘개인 차원의 복수는 허망할 뿐이다’는 실존적인 주장에까지 다다른다. ‘적극적 한풀이’는 절대 하지 말라는 얘기다. 사실 그러니까 한이 더 쌓이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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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러드 서장은 신이다. 혼자 붕 떠 있으면서, ‘에빙’의 사회적인, 인간적인 굴레들에서 완벽하게 동떨어져 있다. 긴 편지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지성은 이 영화와 어울리지 않으며, 젊고 매력적인 아내도, 귀여운 딸들도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셰이프 오브 워터’의 스트릭랜드 대령 가족과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경멸’ 대신 ‘경외’의 시각이 느껴진다. ‘우리 곁에 함께 계신’ ‘낮은 곳으로 임하신’ 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좀 불만이기는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이렇게, 비현실적인 세계에 격리된 신의 모습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왜 범인을 못 잡느냐, 월러비 서장?’ 하고 물어보는 ‘쓰리 빌보드’는 부조리한 세상에 대해 하소연하는, 신에 대한 인간의 전형적인 푸념이다. 그는 죽음으로써 (자살이든, 아니면 암에 의한 사망이든 간에) 두 주인공 밀드레드와 제이슨을 구원하였으며, 그가 죽은 곳은 하필이면 마구간이다. ‘내추럴 본 킬러’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악동이었던 우디 해럴슨이 이제는 ‘신=선 그 자체’인 월러드를 연기하였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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