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이 초등학교 때 바닷가의 모래 위에서 뒹굴며, 바다가 주는 상큼한 내음을 맡으며 자란 2남 1녀 중 막내입니다. 아버님은 문학작품을 주로 출판하는 자그마한 출판사를 경영하시고, 어머니는 근검과 절약을 몸소 실천하시는 알뜰한 주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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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성실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몸소 실천하시는 부모님 아래서 저희 세 남매는 구김살 없이 성장하였습니다. 오빠와 언니도 막내인 저에게 사랑과 이해로 감싸주는 고마운 형제들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있어 주위 어른들로부터 칭찬을 듣던 저는 중학교 때 미술부에 들어 실력을 발휘하였습니다. 끝없이 펼쳐 보이는 넓고 푸른 바다와 부두에 떠 있는 많은 배를 캔버스에 담으며, 고깃배에 자신의 인생을 건 뱃사람들의 끈질긴 삶의 성실한 노력을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렇듯 생각 많고 느낌 많던 소녀 시절을 보내고 저희는 아버님의 직장 관계로 서울로 이사하였습니다. 고 1때 서울로 전학한 후 처음에는 서울 생활에 적응이 안되어 조금 고민하기도 했으나, 따뜻하고 인자하신 선생님과 급우들의 사랑으로 명랑한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특별활동으로는 역시 미술부에 들어, 교내미술실기대회에서 많은 상을 타기도 하였고, 틈틈이 익힌 기타 실력도 만만치 않아 소풍이나 야영을 갈 면 의례 오락부장을 맡기도 하였습니다. 고1때는 제가 존경하던 선생님과 같이 교육자가 되어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 새싹들을 훌륭하게 교육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였으나, 어려서부터의 제 소질을 꼭 살려 미술가가 되고 싶은 생각에서 ΟΟ대학교 순수미술학과에 진학하였습니다. 정보사회를 향하고 있는 시대적 추세에 따라 순수미술보다 응용미술쪽이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지만 순수미술의 궁극적 지향점에 가치를 두는 저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이론과 실기가 알맞게 조화된 교육체계와 교수님들의 훌륭하신 지도 아래 성실히 노력하여 여러 작품 전에 출품, 입선하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대학 1학년 때는 대화의 폭을 넓히기 위해 문학 동아리에 가입하였습니다. 직접 작품을 써서 서로의 작품을 비평해 주고, 세계문학작품을 일고 주제와 구성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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