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매각 조건에 매각 3대 주체인 유진그룹 측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에이치아이컨소시엄 등이 만장일치로 합의해야만 매각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마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지분양수도 금액 이외에 다른 조건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다. 30일 업계 고위 관계자는 “매각 조건에는 매입 대상자는 주요 3대 주주가 모두 합의해야만 결정하고, 매각 가격은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셋 가운데 둘만 합의하면 일괄 진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인수 대상자 결정과 인수가격 선정은 선후 관계 없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 인수대상 선정 시 기존 3대 매각주체가 모두 합의해야 한다는 점은 매각 과정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매입 희망가격을 높게 써낸 기업이 있어도 반대하는 기존 주주가 한 곳만 있어도 M&A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유진기업 측이나 재무적 투자자 에이치아이컨소시엄은 매각 가격이 최대 관심사겠지만 선 회장 측은 입장이 조금 다르다”며 “최근까지도 선 회장은 본인이 공을 들여 키운 하이마트 미래가치가 낮아지거나 임직원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최대한 없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해왔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가전판매전문점 하이마트 매각은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다. 인수 희망자들은 매각 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발송한 투자의향서에 2월 2일까지 답변을 해야 한다. 인수 주체로 거론되는 업체는 10여개지만 이들 가운데 롯데와 GS가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편의점과 대형슈퍼마켓 등 소매업 위주인 GS보다는 가전전문점 디지털파크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가 더 적극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부장은 “하이마트는 롯데쇼핑에 인수될 때 점포 확장을 조기 달성할 수 있고 사업 추가확대도 가능하다”며 “해외 사업을 보다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매각 지분은 하이마트 주식 62.5%다. 시가총액을 1조7500억원으로 계산하면 매각액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유진그룹이 2007년 하이마트를 인수한 금액이 1조9500억원임을 감안하면 최소 2조원 이상을 갖춰야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3조원까지도 예상된다. 자금 측면에서는 백화점·마트 해외진출이 줄줄이 예정된 롯데보다 2010년 GS마트와 GS스퀘어를 매각한 GS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씨티증권 투자의향서를 받은 업체 가운데는 중국 하이얼·궈메이와 미국 베스트바이도 끼어 있다. 하이마트 인수전이 국제전 성격을 띨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하이얼과 궈메이는 각각 중국 최대 가전업체와 최대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소매업체다. 하지만 국내 최대 가전양판 전문업체를 해외로 넘길 경우 정서적 비판이 뒤따를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이마트가 알짜 매물임에는 틀림없지만 덩치가 너무 커 예정한 6개월 내 매각이 마무리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매각 가격 3조원설도 있고 10여개 업체가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는 매도자 측 의견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 seung@etnews.com, 김용주기자
표. 하이마트 지분구조 유진기업 측(1대주주) 32.4% 선종구 회장 측(2대주주) 20.7% 에이치아이컨소시엄(3대주주) 8.9% 우리사주조합 6.6% 기타 31.4%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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