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레포트 - 【게임연중기획】 게임은 문화다-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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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연중기획】 게임은 문화다-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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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공공의 적이 된 지 오래다. 특히 학부모 입장에서는 게임은 공부시간을 빼앗는 그 무엇으로 인식된다. 신문에 나오는 사건·사고 기사는 게임과 연관성을 언급한다. 약방의 감초를 넘어 동네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게임을 공공의 적, 사회적 악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게이머 행위는 시간낭비에 불과하다. 이번에는 시선을 좀 돌려보자. 1억8300만명. 미국인 중 일주일에 평균 13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는 수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4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거의 하루 2시간가량 온라인 및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중국 2억명, 유럽 1억명, 인도 1억500명 등 이미 게임은 그 자체로 문화가 된 지 오래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한국은 말할 것도 없다. 일부 학자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게임을 즐기는 현상은 이미 소수문화, 하위문화를 뛰어넘어 대중문화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게임에 빠져드는 것일까. 세계적으로 일주일에 30억시간 이상을 게임으로 보내는 우리 인류 현주소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게임중독’이라는 한마디로 해결할 수 없는 이유와 배경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 중 하나는 현실대안론이다. 우리의 삶, 현실세계에서 충족되지 않는 그 무엇을 게임세계에서 성취, 획득할 수 있는 게 유인요소라는 설명이다. 세계적인 게임학자인 제인 맥고니걸은 그의 저서 ‘누구나 게임을 한다’에서 “도전과 보상에 대한 굶주림, 창조와 성공에 대한 굶주림, 사교와 소속감에 대한 굶주림을 게임에서는 해결해 준다”고 강조했다. 게임 옹호론자들은 게임을 알지 못하면서 게임을 그저 현실도피수단으로 저평가하는 사람들은 머지않은 미래 사회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내보내고 있다. 또 다른 분석은 즐거움을 주는 놀이론이다. 게임은 놀이의 현대적 형태로, 재미있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빠져든다. 롤플레잉게임(MMORPG)은 물론이고 일인칭슈팅게임(FPS)을 통해 우리에게 내재된 감정을 표출하고 쾌감을 맛본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스크린골프 역시 가상현실과 현실세계가 결합된 게임일 수 있다. 청소년 시각에서 바라보면 게임은 가장 접근성이 좋고, 거의 유일한 놀이문화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10∼20년 만화를 보고, 학교 앞 오락실에서 너구리와 갤러그를 했던 경험과 큰 차이는 없다. 다소 불량스러운 장소, 하류문화로 꼽혔던 시절을 지나온 기성세대들 역시 지금 한국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지 않는가. 문제는 정도의 차이지, 그 자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접근은 재고가 필요한 부분이다. 일부 학생 중에는 게임에 빠져 성적이 떨어지거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는 일도 있다. 게임은 이 같은 비난 속에서도 한국의 대표적 수출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류는 어쩌면 일찌감치 ‘게임한류’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게임은 K팝보다 일찍이 한국형 문화 수출모델이 됐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게임으로 야기되는 다양한 사회·교육적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다. 이에 따라 본지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게임 연중기획, ‘게임 변화를 선택하다’를 게재한 데 이어 1월부터 ‘게임은 문화다’ 연중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국내에서 게임을 이용하는 현황을 살펴보고, 사회문제로 떠오른 청소년들의 게임이용 행태와 그들이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분석해 본다. 10대뿐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20·30대 G세대 간 소통 현장을 찾아가고, 장애인 게이머 등 게임을 통해 세상과 접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조명하면서 게임이 가진 순기능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한국형 게임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일환으로 해외 학교와 가정에서는 어떻게 게임 과몰입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는 학계, 의료계, 게임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좌담회를 열어 게임정책 수립 및 올바른 게임 문화 정착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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