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일제히 애플 ‘시리(Siri)’와 같은 스마트폰용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능을 개발한다. 기존 스마트폰에 탑재한 단순한 음성-문자 전환 방식이 아닌 사용자 음성 의미를 파악해 답해주는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서비스다. 17일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에 따르면 이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애플 ‘아이폰4S’에 탑재된 시리를 벤치마킹한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 개발을 앞다퉈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 제조사 한 관계자는 “새로운 음성인식 서비스 개발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며 “서비스 질적인 면에서 좀 더 우월하고 더 빨리 내놓기 위한 경쟁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조사들이 개발을 시작한 새로운 음성인식 서비스는 ‘자연어’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형화된 문장이 아닌 일상적인 구어체로 말해도 문장 속에 포함된 단어 의미를 파악해 답을 해주거나 명령을 실행하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갤럭시S2’ 등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델에서 사용 가능하게 된 음성인식 ‘보이스톡’은 인공지능이 아니다. 미국 벤처기업 블링고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 서비스는 정해진 단어를 인식해 그대로 실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통화와 메시지, 위치 찾기·음악·메모·운전모드 등 기능이 한정돼 있다. 지난 주 CES에서 소개된 스마트TV 음성인식 기능도 이와 다르지 않다. 또 인식할 수 있는 문장도 정형화돼 있다. 예를 들면 김전자라는 사람에게 ‘연락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음성으로 보내려면 “메시지 보내기-김전자-메시지-연락바랍니다”라고 정해진 말을 해야 한다. LG전자 옵티머스 시리즈나 팬택 스마트폰에 탑재된 음성인식 기능 역시 단순히 말을 정확히 문자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개발되면 “김전자씨에게 연락 바란다고 메시지 좀 보내줘”라는 식의 일상적인 구어체 문장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애플 시리가 현재 영어를 포함해 3개 언어로 구현하고 있는 기능과 유사하다. 또 ‘심심하다’ 등 특정한 주어와 목적어가 없는 말에도 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다. 국내 업계는 시리로 먼저 치고 나간 애플과 차별화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고심 중이다. 각 국 포털사이트 등 지역별 서비스를 위한 우수한 ‘정보원’ 확보와 스마트TV·스마트패드를 함께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기능 등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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