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에 비상이 걸렸다. 외국계 기업이 입주할 산업용지를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12일 대전시와 대덕연구개발특구본부 등에 따르면 대덕연구개발특구 2단계 산업용지(신동)에 입주시키기로 했던 외국기업 8곳과의 투자 협약이 무산될 위기다. 이 지역이 지난 해 과학벨트 투자지구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대덕특구 2단계 개발 계획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바이오·국방·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총 8개 외국계 기업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대상 기업은 독일 전력용 반도체 전문기업인 세미크론 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일본 반도체 제조기업인 제일시설공업, 미국 생명공학 기업인 라이오팁 코리아, 일본 측정기 개발업체인 JMS, 일본 컨설팅 전문업체 엠에이전시 등 8개다. 당시 대전시는 이들 기업에 대전 신동 일대 지구를 생산·연구·주거가 어우러진 첨단복합단지로 조성해 제공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5월 대덕특구 2단계 산업용지(신동·둔곡)가 정부로부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이들 외국계 기업이 입주할 공간이 없어지게 됐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지난해 연말부터 2단계 산업용지 개발에 따른 공사 착공이 이뤄져야했다. 대전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최근 지식경제부에 다른 지역에 산업용지를 지정, 대체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이 방안은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대체 산업용지가 승인되더라도 개발계획과 실시계획 등 산업용지 개발에 따른 행정 절차를 밟는데만 3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투자협약을 맺은 대다수 기업들이 반도체 및 바이오 등 첨단산업 관련 기업으로 생산시설 설립이 촉박해 그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대전시는 또 다른 대안으로 단지형 및 개별형 외국인투자지역(외투지역)으로 지정받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이 역시도 정부의 지정 요건이 강화돼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단지형 외투지역의 경우 부지 면적이 기존 16만 5000㎡서 33만㎡로 확대된데다 입주 수요가 전체 면적의 60% 이상을 충족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대전시로서는 지정 요건을 충족할만한 부지를 아직 마련하지 못한데다 입주 수요도 불확실해 외투지역 지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별 기업별로 외투지역을 지정받는 방안도 녹록치 않다. 제조업의 경우 단지 지정요건이 해당 기업 투자액이 3000만달러 이상이기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단지 지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투자를 포기하겠다고 나선 외국계 기업은 없다”며 “정부측을 설득해 최대한 빨리 대체산업용지를 찾는 한편 해당 기업들과 접촉해 차선책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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