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조명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두고 업계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는 데스크톱PC와 내비게이션, LED, 디지털도어록, 정수기 등 5대 IT품목 가운데 LED조명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난 4일 선정했다. 선정 결과를 놓고 LED 대기업은 다국적기업과 역차별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정이 연기된 데스크톱PC도 기업 간 이견이 있어 앞으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LED 업계 대기업 당혹=삼성LED, LG전자, 포스코LED 등 대기업은 동반위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민수시장에서 대기업은 벌브형 LED, MR, PAR 3가지만 하라고 했는데, 이는 국내 조명시장 약 3~4%밖에 안 된다”며 “이에 따른 혜택은 필립스, 오스람, GE 등 경쟁력을 갖춘 외국계기업에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반위는 직관형 LED, 가로등, 보안등, 공장투광등, 면광원, 스탠드, 경관조명장치를 중소기업 적합품목으로 지정했다. 이들 7개 조명이 다품종 소량 생산 제품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더 어울린다는 게 동반위 판단이다. 하지만 직관형 LED만 놓고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직관형 LED는 현재 형광등 대체용 LED조명이다. 광원만 LED로 바뀌었을 뿐 모양도 똑같다. 국내에서 한해 판매되는 형광등은 업계 추산 1억6000만개다. 국내 전체 조명 수요 중 60%에 이르는 거대 품목을 다품종 소량 제품으로 분류한 것이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 현동훈 교수(나노광공학과)는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고 나눠주기 식으로 품목을 정한 것은 아닌 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전경련 ‘유감’·동반위 ‘균형’=전국경제인연합회는 LED조명이 중기 업종으로 선정돼 외국계기업 잠식에 따른 국내 산업 후퇴가 우려된다고 6일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동반위는 이런 지적이 대기업 방어 논리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조화로운 균형 발전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외국 조명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시장 퇴출로 필립스, 오스람, GE 등 외국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쟁하는 구도가 LED조명 시장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대기업간에도 사정은 다르다. LED 광원 분야를 다루고 있는 곳은 현재 삼성, LG에 불과하다. 동부·포스코 등은 LED 중소기업을 인수하거나 새롭게 법인을 설립, 이제 막 시장에 뛰어든 터라 LED 산업 내에선 신생 기업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도어록·내비 ‘일단 미지정’·PC는 ‘추가 논의’=동반위는 디지털도어록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 외국계기업에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판단유보(미지정)로 결정했다. 정수기는 업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율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동반위에 알려와 적합업종 신청을 반려했다. 내비게이션은 적합업종 신청 기업 중 한 곳이 신청을 철회, 자격요건 미비로 반려 조치됐다. 데스크톱PC는 중소기업간 이견을 추가 조율한다. 중기적합업종 지정 시 국내 대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과 다국적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동반위는 추가 논의를 거쳐 연내 데스크톱PC 선정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윤건일·권건호 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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