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용 부품 및 장비를 생산하는 ‘히든챔피언’ 기업들이 IT시장 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성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TV·PC 등 전자제품과 달리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용 부품 및 장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기기용 부품·장비를 공급하는 히든챔피언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시장 지배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고 있다. IT기기 마이크로폰 핵심부품인 ECM(Eletret Capacitor Microphone)칩을 생산하는 알에프세미는 올해 초 대비 10%포인트 성장한 65%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후발업체 부진을 틈타 고객사 물량 점유율을 높이고, 기술력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스마트패드용 마이크로폰에 사용되는 고급 ECM칩 시장을 적극 공략한 덕분이다. 경쟁업체들이 매출 하락과 수익성 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알에프세미는 올해 전년 대비 22% 성장한 355억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24% 늘어난 9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휴대폰 LCD용 프리즘시트 시장 60%를 점유하고 있는 엘엠에스도 스마트기기 시장 확대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기존에는 3~4인치대 제품만 주로 생산했지만, 최근에는 5~10인치대 제품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엘엠에스는 삼성전자 갤럭시탭 시리즈에 7~10인치급 중형 프리즘시트를 독점적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최근 LG전자·샤프·대만 업체들을 신규 거래처로 확보했다. 올해 이 업체는 지난해보다 37% 성장한 990억원 매출과 37% 수익이 증가한 261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원(3D) 인쇄회로기판(PCB) 검사장비 시장 1위 업체인 고영테크놀로지도 최근 시장점유율이 대폭 늘어났다. 이 업체는 올해 초 3D SMT 인쇄검사기(SPI)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연말에는 7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고영테크놀로지는 지난해보다 26% 성장한 900억원 매출과 10% 늘어난 20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업체 경쟁력 약화로 히든챔피언 기업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다만 글로벌 경기 우려로 전방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면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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