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은 어디일까. 삼일PwC, 딜로이트컨설팅, 삼정KPMG, 언스트앤영, 한국IBM GBS 등 컨설팅 기업은 세계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애플을 손꼽았다. 이어 구글과 GE헬스케어를 선정했다. 페이스북과 세일즈포스닷컴도 혁신 기업으로 제시됐다. 이들 기업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해 짧은 시간 내 빠르게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의 성장 배경은 무엇인가. 혁신적 기업은 각 분야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들은 점진적인 혁신이 아닌 급진적인 혁신으로 기존 선두주자를 추월했다. 이들이 단숨에 선두기업을 추월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보다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산업 환경 변화에 가장 빨리,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조직과 프로세스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콘텐츠 기반으로 시장 판도를 바꾼 애플=과거 PC 시장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던 애플이 콘텐츠 기반으로 사업을 재편, 시장 판도를 바꿨다. 애플이 시장을 재편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게 한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거 PC나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하드웨어 성능 개선에만 역량을 집중했다. 속도를 높이고 규모를 작게 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앱스토어’를 무기로 콘텐츠 기반 하드웨어를 들고 나왔다. 바로 아이폰, 아이패드다. 아이팟에 이어 등장한 아이폰은 세계를 스마트폰 열풍으로 몰고 갔다. 세계 도시들에서 아이폰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섰다. 거리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아이폰으로 전화도 하고, 동영상도 보고, 사진도 찍고, 음악을 듣고,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다. 애플은 시가총액에 있어 글로벌 IT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노키아, 리서치인모션(RIM) 등을 제쳤다. 경영 컨설턴트들은 애플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소비자 요구를 적절히 파악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박상수 액센츄어 경영컨설턴트는 “애플은 고객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매우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이고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조차 생각하지 못하는 요구를 파악해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탁월한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함께 갖고 있었던 점도 성장 배경 중 하나다. 제이 엘리엇 전 애플 부사장은 저서에서 애플 경쟁력은 △밤새 줄서서 사고 싶은 완벽한 제품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데 미친 인재 선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 △소비자가 열광하는 브랜드 만들기 등으로 구성된 ‘아이리더십’이라고 표현했다. ◇인수합병과 실험정신으로 혁신하는 구글=구글 역시 혁신으로 성공한 대표적 기업이다. 하드웨어 기업인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구글은 고객에 대한 혁신을 인수합병(M&A)으로 이뤘다. 모토로라 인수 전인 지난해까지만도 이미 48개 기업을 M&A 했다. 구글은 M&A로 거둔 사업 성공률이 70%에 달한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구글 성공은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로 대변된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역시 M&A를 통해 시작된 사업이다. 안드로이드는 인수되기 전 작은 벤처기업이었다. 당시 국내 대기업에도 인수 제의를 했다 거절당할 만큼 작은 기업이고,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나 구글은 안드로이드 잠재성을 주목했다. 그리고 인수 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OS로 키웠다. 이는 구글이 경쟁사보다 앞서 고객 요구를 파악해 적절하게 대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2003년 인수한 어플라이드 시맨틱스도 마찬가지다. 당시 작은 시맨틱스는 기술자 몇 명으로 시작된 회사지만 인수 후 현재는 상당히 많은 기술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이듬해 인수한 키홀은 구글 맵스 업그레이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블 클릭은 온라인 광고수익을 책임지고 있고 독버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오피스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튜브, 닷지볼 등 구글은 상당수 기업을 M&A해 고객 관점에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이 M&A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기존 틀을 깼기 때문이다. 기존 다른 경쟁자와 달리 고객 요구를 다른 관점에서 봤다. 이로 인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업의 잠재성을 보게 됐고, 이러한 것들이 오늘날 구글 성장을 견인했다. 실제 구글에서 운영하는 ‘구글랩스’는 세계에서 모아진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시범서비스를 만든다. 시범서비스 반응이 좋으면 공식 서비스로 전환하기도 한다. ◇글로벌 전략 혁신으로 성공한 GE헬스케어=GE헬스케어는 GE 자회사로 출범해 현재 173억달러(약 20조원)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GE헬스케어 성장 배경에는 혁신적인 글로벌 전략이 있다. 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한 GE헬스케어는 효율적인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혁신을 단행했다. 우선 가장 먼저 본사를 영국으로 옮겼다. 이는 정부가 직접 나서 헬스케어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영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어 최근에는 엑스레이 사업본부를 중국으로 이전했다. 2년 내 급성장하는 중국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GE헬스케어는 유연한 글로벌 전략을 기반으로 2005년 이후 연 평균 11% 고성장을 이뤘다. GE헬스케어 혁신은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많은 다국적 기업은 선진 시장에서 적용한 제품을 이머징 시장에 출시한다. 선진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을 가지고 이머징 시장을 안정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공략은 최근 이머징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히려 시장에서 외면받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머징 시장의 까다로운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GE헬스케어는 먼저 이머징 마켓에서 제품을 개발, 출시했다. 이후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앞서 출시된 GE초음파도 이러한 혁신적 사례다. 혁신 대명사인 GE 영향도 적지 않다. GE는 6시그마를 통해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장경준 삼일PwC 대표는 “GE는 내부 경쟁을 통해 효율이 높은 사업, 수익성이 있는 사업 중심으로 지속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며 “GE헬스케어도 이러한 혁신에서 시작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세일즈포스닷컴·IBM·페이스북도 혁신 기업=기업 세일즈 관련 IT솔루션을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제공하는 세일즈포스닷컴도 혁신을 통한 성공기업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산업별 특성에 따른 다양한 기능 및 프로세스를 제공해 기업 효율성을 높여준다. 영업,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및 정보 저장을 위한 기능을 제공한다. 기업 요구에 따라 서비스를 커스트마이징할 수 있는 기능도 갖고 있다. 기업은 세일즈 역량 강화를 위해 오랜 기간 대규모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인프라를 손쉽게 가질 수 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매출액은 이러한 장점을 기반으로 지난 2010년 13억달러(1조3942억원)로 커졌다. 이는 연평균 40% 성장한 수치다. IBM은 하드웨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혁신한 기업이다. IBM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새로운 고객 요구를 파악해 하드웨어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분석 역량과 차세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그린 솔루션 등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IBM은 지난해 매출 999억달러(107조원), 순이익 148억달러(16조원)를 달성했다. 107개국에서 사업을 수행 중이며 전체 직원은 42만명이다. 미국 특허 7만5000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세계 인구 중 5억명이 가입돼 있다는 페이스북도 혁신을 통해 성공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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