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을 둘러싼 인수 추진 기업 측과 채권단 사이 신경전이 고조되는 가운데, 소액주주의 불만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인수합병(M&A) 대상 종목의 주가가 빠지는 데다, 최근 주가 대폭락까지 겹치면서 주주이익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자 대다수가 주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하이닉스반도체로선 매각 절차도 매끄럽지 못한데다, 주주 반발이라는 이중의 진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말 현재 하이닉스의 소액주주는 개인 38만5312명에 법인 2099곳으로 소액주주 비율은 무려 77.56%에 달한다.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최근 급격한 주가하락과 향후 신주 발행에 따른 주가희석 등 두가지로 압축된다. 한 소액주주는 “채권단은 매각이익을 극대화하고, 회사를 최저 비용으로 가져가려는 측이 줄다리기를 하는 와중에 주주들 의견은 완전히 배제되고 있다”며 “개인주주 38만5000명이 가진 3억주(50.66%)의 주식이 겨우 15%만 가진 채권단의 이익실현에 묻혀버린 격”이라고 질타했다. SK텔레콤과 STX가 입찰 참여를 결정하기 직전인 지난달 5일 기대감을 타고 2만8000원까지 갔던 하이닉스 주가는 이후 금융위기 폭락까지 겹쳐 11일 장중 한때 2만원선이 깨지기도 했다. SK텔레콤과 STX가 신주발행 없인 입찰을 포기할 수 있다는 배수진까지 치면서 신주발행으로 인한 주가희석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주 10%를 발행하면 그만큼 주식수가 늘어나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장기간 주식을 보유했던 개인투자자들은 불만일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과 STX 측은 반도체사업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장치산업이라, 불확실한 미래 대비와 투자 유보금 확보를 위해 신주발행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수자측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중심의 소액주주들이 주가하락에 따른 불만을 가질 수는 있으나 또다시 매각이 무산되고 주인을 못찾고 표류한다면 기업가치는 하락할수 밖에 없다”며 “이번 매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소액투자자들에게도 중장기적으로 더 나은 일”이라고 말했다. M&A 이슈 뿐 아니라 반도체 수요침체와 글로벌 재정위기 우려까지 겹쳐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나, 현 주가 수준은 향후 주가 희석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저평가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주가 발행돼 주가가 희석되더라도 2만3000원이면 적정 가치였는데 주가가 2만원대로 내려와 현 주가는 희석가치를 고려해도 낮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진호·이경민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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