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영국 등 정보기술(IT) 강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연내 50%를 돌파할 전망이다. 아시아·북미·유럽을 대표하는 국가에서 스마트폰이 일반 피처폰을 제치는 이른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도달하면서 세계 휴대폰 시장 판도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PC와 유선인터넷 위주로 형성된 글로벌 IT 생태계도 모바일 중심으로 대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내 통신 3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15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추세면 올 연말 2500만명을 넘어서 전체 휴대폰 가입자의 절반가량이 스마트폰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PEW는 최근 조사에서 미국 내 성인 35%, 휴대폰 이용자 42%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영국 가디언은 시장조사기관 칸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영국 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30%를 돌파했다며 연말에는 50%를 넘어서는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륙별 최대 휴대폰 격전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그동안 일반 피처폰 판매대수 중심의 글로벌 휴대폰업계 순위도 이젠 무의미해질 전망이다. 이미 고가의 스마트폰만 판매 중인 애플은 올 1분기 매출에서 노키아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스마트폰만 판매하는 대만 HTC는 이 분야 매출로 ‘글로벌 톱5’에 진입한 상태다. 휴대폰 업계의 ‘스마트 대전환 경쟁’도 급류를 타는 양상이다. 팬택과 모토로라는 한국 시장에서 더 이상 일반 피처폰 신제품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20% 안팎의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내년에는 절반 가까이 올릴 계획이다. 신동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얼리 어답터 중심의 스마트폰 시장을 일반인이 주도하면서 그동안 외면받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휴대폰 업계의 스마트폰 원가절감 경쟁도 가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전자는 150달러 이하의 초저가 스마트폰 개발에 착수했고, 애플도 ‘저가 아이폰’ 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IT생태계도 대변혁의 기로에 섰다. ‘카카오톡’ ‘티켓몬스터’ 등 인기 모바일 서비스는 유선인터넷 시대의 절대강자 ‘네이버’ ‘G마켓’ 등을 위협 중이다.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공룡들은 유무선 연동 영상통화 서비스까지 출시하며 모바일 통신과 인터넷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구교식 와이더플래닛 사장은 “인터넷업계의 주 수익원인 광고 비즈니스도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패러다임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그동안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화된 스마트 단말기에 개인의 취향을 잘 분석한 맞춤형 모바일 광고를 제공하는 기업의 성과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종오 인프라웨어 부사장은 “일반 피처폰 시절 휴대폰 업체에 솔루션을 공급하며 촉망받던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가 이들 솔루션을 공짜로 제공하면서 순식간에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며 “시장 자체가 사라지는 패러다임 변화에는 1등 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는 만큼 신사업 발굴에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티핑포인트=컵에 물이 가득 차 있어서 한 방울만 더해져도 물이 흘러넘치듯, 아주 미세한 변화만 있어도 큰 변화가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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