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30일 발효하는 새로운 미국 에너지스타 인증기준이 50인치 이상 모든 TV의 최대 소비전력을 180W(와트) 이하로 책정, 국내 TV 제조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40∼50인치대 LCD·PDP TV 중 180W를 초과하는 제품이 많아 향후 미국 수출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에너지스타 인증 5.3 버전을 수립하고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 에너지스타는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성 측정 기준에 부합한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가이드 수준이지만 제품 고효율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널리 인식돼 있고 미국 공공 조달시장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 특히 미국 내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는 에너지스타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은 유통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제하고 있어 필수 인증 중 하나로 꼽힌다. 이처럼 에너지스타 인증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새로운 5.3 버전에서 50인치 이상 모든 TV 제품의 전력소모가 180W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함에 따라 국내 TV 제조사들이 새로운 기준 맞추기에 바짝 고삐를 당기면서도 부담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기준이 발효되면 기존 출시 제품 중 최대 크기인 75인치 LCD TV 역시 50인치 제품과 동일하게 소비전력 180W 이하를 구현해야 한다. 새로운 인증기준 발효를 앞두고 국내 TV 제조사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주력제품이 30인치에서 40인치대로 넘어가면서 50인치대 제품 비중이 늘어난데다, 기존 40인치대 LCD·PDP 제품 중 소비전력 180W를 훌쩍 넘는 제품이 상당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3D TV 부문은 시장 확대를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LED보다 PDP나 LCD를 채택해 가격을 낮추는 추세여서 국내외 제품 공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 한 TV 제조사 42인치 HD PDP TV 평균 소비전력은 135W, 최대 소비전력은 200W고 46인치 풀HD LCD는 210W에 달한다. 최근 판매가 늘고 있는 3DTV는 55인치 풀HD 3D LCD TV는 260W 수준이다. 50인치 풀HD 3D PDP TV는 최대 소비전력이 295W로 나타났다. 반면에 LED TV는 대형 크기에서 3D를 구현해도 180W를 거의 넘지 않는다. 현재 유통 중인 55인치 풀HD 3D LED TV는 160W, 40인치 풀HD 3D LED TV는 130W 정도에 불과하다. LG전자 한 임원은 “LED TV는 에너지 효율뿐만 아니라 화질, 디자인, 두께 등 다방면에서 PDP·LCD보다 경쟁력 있지만 역시 비용문제가 가장 크다”며 “LED 백라이트유닛 탑재 비용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LED TV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준형 삼성전자 LCD사업부 고문은 “전체 TV 소비전력 절반은 디스플레이가 차지하고 이 중 80%는 백라이트가 소비하므로 백라이트 효율성과 디스플레이 투과율을 높이는 게 핵심”이라며 “최근 LED 효율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가격 때문에 전체 TV시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중에서 LED TV가 ‘고화질 TV’로 인식돼 있는데 LED는 에너지 절약 측면으로 봐야 한다”며 “LED TV 비중을 높여야 에너지 절약과 수출 확대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EPA는 오는 2012년 여름을 목표로 에너지 효율 기준을 한층 강화한 6.0 버전을 발효할 예정이며, 현재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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