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1260만가구 중 약 3%에 달하는 37만가구가 이미 태양광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는 화석 연료로 생산한 전력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 가격이 같아지는 시점을 일컫는 말로, 이들 37만가구는 한국전력에서 전기를 사서 쓰는 것보다 태양광발전설비를 자체 도입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것이다. 15일 태양광전문 기업인 웅진폴리실리콘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설비의 전 생애주기 동안 생산하는 전기량을 전체 투자비용으로 나눈 태양광 발전원가가 지난해 주택 지붕형의 경우 약 239원/㎾h, 대용량(태양광발전소)일 경우 약 167원/㎾h으로 계산됐다. 이 발전원가를 기준으로 현재 국내 가정용 전기요금체계는 전력사용량별 차등 기본료 및 누진 요금율이 적용되고 있음을 감안해 비교 계산해보면, 월간 524㎾h의 전력 사용 시 태양광발전 단가와 동일한 약 12만5200원의 전기요금을 지불하게 된다. 한전의 지난해 국내 주택용 전기사용량 통계를 보면 전체 1260만가구 중 약 3%에 해당하는 약 37만7000여가구에서 매월 501㎾h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37만가구는 정부의 보조금 없이도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한전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싼 그리드패리티에 이미 도달한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모두 태양광발전설비를 가정용 최대인 3㎾급으로 설치할 잠재력이 있다고 가정하면, 우리나라는 지금 약 1.1GW의 태양광 보급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면 3~4조원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셈”이라며 “그만큼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전기가격이 20% 상승하거나 태양광 가격이 20% 하락할 경우 태양광발전단가와 동일한 전기요금이 약 7만6000원(400㎾h)으로 내려가고, 400㎾h이상 사용 가구는 약 90만가구로 전체의 약 7%에 해당하는 가정이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하게 된다. 또 지난해 기준으로 지붕형 태양광 발전원가 239원/㎾h은 경유 방식의 발전에 비해 높은 경제성을 확보했고, 1~2년 내 수력 및 양수발전 보다 우수한 경제성을 갖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발전원가가 167원/㎾h인 대용량 태양광 발전의 경우 823원/㎾h의 경유, 182원/㎾h의 중유, 203원/㎾h의 양수 발전보다 이미 높은 경제성을 확보했으며, 향후 2~3년 이내에 수력·LNG·무연탄 방식 발전 대비 우수한 경제성을 갖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형진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태양광설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보조금 없이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주택 형태에 따른 태양광 설치 여건이 문제가 되겠지만,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가구들이 태양광발전설비를 도입할 수 있는 제도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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