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다음달 1일이면 옛 KT-KTF 통합 2주년을 맞는다. 통합 KT는 출범 후 ‘아이폰’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등 연이은 히트상품과 비씨카드 인수를 통한 컨버전스 사업전략 등을 펼치며 과거 ‘통신공룡’이라는 고루한 이미지를 벗고 정보통신기술(ICT) 컨버전스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갈수록 심화되는 시장경쟁, 한국 통신시장 특유의 이른바 ‘규제리스크’ 등은 통합 KT가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과제다. 통합 KT 출범 2년의 성과와 향후 비전을 집중 분석한다.
“KT·KTF 합병은 융합(컨버전스)이라는 시대의 요청이자 받아들여야 할 소명이다. 합병을 계기로 고객에게 다양한 컨버전스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를 무기로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며 국가적으로는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2009년 6월 통합 KT 출범식) “세계에서 고객을 가장 중시하는 회사로, 노력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 삼성, 현대자동차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에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2010년 5월 통합 KT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 이석채 KT 회장은 통합 KT 출범 이후 줄곧 ‘컨버전스’ ‘글로벌기업’ ‘국가경제 발전’ 등을 화두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KT는 통합 2주년을 맞아서도 비슷한 연장선상에서 발전적 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미래형 서비스로 새 도약=KT는 3W와 컨버전스, 미래형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새 도약에 나선다. KT는 통합 2주년에 즈음해 미래 비전으로 △3W(WCDMA·와이파이·와이브로) △그룹 차원의 컨버전스 △미래형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KT 고위 관계자는 “그간 2년이 글로벌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ransaction) 컨버전스 리더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해였다면 앞으로는 신규 사업에서 실질적인 수익모델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비전”이라고 해석했다. 3W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이 4세대(G) 통신으로 롱텀에벌루션(LTE)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와이브로를 활용해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이용자에게 서비스품질보장(QoS) 등 신뢰할 만한 네트워크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KT는 이미 수도권, 5대 광역시를 포함한 전국 82개 시에 와이브로 망을 구축한 데 이어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한 에그 망을 확대하고 있다. KT 내부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에그 이용자는 15만8000명 수준으로 지난 3월부터 2만명 이상이 새로 가입하고 있다. 오는 8월까지 모든 수도권 전철에 퍼블릭 에그를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그룹 간 비즈니스 경쟁력을 융합한 컨버전스형 비즈니스 모델도 적극 발굴한다. KT스카이라이프, IT서비스 계열사인 KTDS 등과 협력한 스마트 미디어와 스마트 홈 같은 유비쿼터스(u)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새로 내놓을 방침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도 강화한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u클라우드 서비스는 현재까지 700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KT는 다음 달부터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인 ‘오아시스’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신규 수익원 창출에 미래 달려=KT는 지난 2년간 외적인 측면에서는 실속 있는 성장을 이뤘다. 회사 매출은 국내 통신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도 통합 첫해였던 2009년 19조6438억원(이하 사업보고서상 연결손익계산서 기준)에서 지난해 21조3313억원으로 8.6%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순익의 성장세는 더 높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1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달 초 발표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도 KT의 실적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7%, 84.7% 증가했다. 통합 첫해 각종 비용 발생으로 주춤했던 수익성이 지난해 출범 1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하지만 시내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전통적인 통신서비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 부문의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이 떨어지는 것은 KT의 고민이다. KT의 올 1분기 ARPU는 3만247원으로 전년과 전 분기 대비 모두 3.3%씩 감소했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고ARPU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초당 과금제 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음성통화 수익 감소폭이 큰데다 각종 할인상품이 더해지면서 데이터 수익 상승폭이 다른 감소폭을 상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통신요금 인하 같은 규제리스크도 통합 KT가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다. 정부 주도의 통신요금 인하가 적합한지의 문제를 떠나 최근 통신비 인하 기조가 분명한 만큼 다른 신규 사업을 통해 이를 만회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KT가 컨버전스, 클라우드 등을 강조하는 것도 모두 이러한 배경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것은 비단 KT뿐만 아니라 모든 통신업계의 과제”라며 “결코 만만치 않은 시장 환경을 어떻게 돌파해 신규 수익원을 마련하는지가 KT의 미래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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