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정보기술(IT) 부문의 효과적인 통합 발전전략의 중요성도 커졌다. 성공적인 IT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M&A 실사단계서부터 IT부문의 참여도를 높여 적적할 IT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IT블루프린트를 사전에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유형별로 IT통합전략 조정해야=M&A 완료 이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직·문화·정책 등을 통합하는 과정인 PMI(Post Merger Integration)는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의 환경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IT 통합 작업 역시 유형별로 우선 과제와 주의할 점을 분류한 후 전사적인 PMI 전략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 A기업을 B기업으로 흡수 통합하는 방식이라면 안정적인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작업과 혼재된 애플리케이션 환경을 통합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일방적인 통합 방식인만큼 자칫 시너지효과를 간과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A기업과 B기업을 통합하여 C기업으로 전환하는 형태에서는 초기 대규모 IT투자가 요구된다. IT시스템 역시 보다 발전된 형태의 새로운 환경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과정도 복잡해진다, 상호 중복된 IT셰어드서비스 기능을 어떻게 일원화할지부터 IT조직구조를 결정하는데도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얼마나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이끄느냐가 통합작업 성공의 관건이다. A기업의 특장점(조직 또는 비즈니스)을 뽑아 B기업으로 흡수하는 PMI도 가능하다. 이 방식은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 환경 개선에 힘입어 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반면 기존 A기업의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 중 어떤 것을 흡수하고 폐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자칫 의사결정을 잘못하면 ‘1+1=3’은 커녕 ‘1+1=1.5’에 머물 위험이 있다. 물리적으로 통합하지 않고 A와 B기업이 공존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작업은 적지만 통합 재무제표 산출을 위한 시스템 준비와 IT 구매운영 등을 표준화해야 하는 숙제가 주어진다. M&A의 본래 목적 중 하나인 시스템 통합을 통한 시너지 및 비용절감 효과를 얻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지만 이는 각 기업이 비즈니스 전략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다. ◇M&A 대비한 ‘IT블루프린트’ 갖춰야=두 기업이 M&A하는 과정에서 복수로 존재하는 IT 인프라와 조직을 어떻게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통합할 것인지, 상이한 IT전략을 어떻게 단일화된 전략으로 만들어갈지 등은 비즈니스 사업부 통합 못지않게 중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이같은 중요성에 비해 국내 기업의 실제 M&A 과정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적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상적인 국내 기업 M&A 과정에서 IT영역은 실사 단계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IT시스템을 그저 서버 몇 대, 스토리지 몇 대 식으로 바라보다보니 이것이 구현하는 가치에 대한 정성적 효과는 실사 과정에서 묻히기 일쑤다. PMI 사업에서도 IT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그림으로 치면 밑그림이 모두 그려진 후에야 색을 덧입히는 임무가 IT조직에 주어진다. IT조직이 최초 백지상태에서 미리 구상한 완성도에 대한 개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때론 적합하지 않은 색을 칠해 애초 원하는 방향과는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기업 최고경영진이 IT부문에 단순 현업지원을 넘어 비즈니스와 혁신 전략을 이끌어나갈 것을 요구하는 추세지만 정작 기업의 새로운 전환점인 M&A 과정에서는 IT부문이 그저 평범한 지원부서로 전락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M&A 준비 단계에서부터 IT자산 평가와 향후 IT통합전략을 미리 그려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M&A에 대비한 IT통합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처럼 융복합 비즈니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는 시장 점유율 향상을 위한 동종업계간 M&A는 물론 영역 확장을 위한 이종업계 간 M&A도 빈번해진다. 이에 대비해 표준화된 IT통합 시나리오를 확보해 놓는다면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안효성 딜로이트컨설팅 상무는 “크고작은 M&A를 반복하는 글로벌기업은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조직에 관한 IT블루프린트를 별도로 갖춰놓고 M&A 때마다 이를 활용한다”며 “M&A 과정에서 IT부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초기 단계부터 IT부문의 참여도를 높이는 노력이 함께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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