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반열에 든 우리에게도 소액신용대출운동이 필요한 사회적 현실이 있다. 물적 담보와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기존 은행의 관행에서 벗어나, 금융 인권은 공정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다른 은행들은 위를 보지만 우리는 아래를 봐요. 다른 은행들은 자기들에게 오라고 하지요. 우리는 직접 갑니다. 다른 은행들은 소유권을 요구해요. 우리는 그것을 잊으라고 합니다. 다른 은행들은 법률문서에 서명하라고 하지요. 우리는 그러지 않아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특히 여성들을 위한 세계 최초의 은행,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Grameen Bank)이다. 설립자인 무함마드 유누스는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라민은행과 유누스에 대한 책은 2002년 이래 이미 여럿 번역됐다. 대충 보더라도 `가난한 사람을 위한 은행가(무함마드 유누스,알란 졸리스 지음, 세상사람들의책 펴냄)`, `가난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은행가(페터 슈피겔 지음, 좋은책만들기 펴냄)`,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무함마드 유누스 지음, 물푸레 펴냄)`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출간된 `그라민은행 이야기 : 착한 자본주의를 실현하다(원제 : The Price of a Dream : The Story of the Grameen Bank, 데이비드 본스타인 지음, 김병순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는 그간의 책들과 뭐가 다를까. 물론 유누스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큼은 조연이다. 이 책의 주연은 그라민은행의 역사를 소리없이 이끈 무명 활동가들이다. 그들의 현장이야기다. 이들의 현장활동 기록이 그라민은행의 역사요, 방글라데시의 현대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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