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대전에서 희소식이 들렸다.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운영하고 있는 차세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가 중수소 핵융합 반응에 성공한 것. 2007년 9월 완공된 이후 3년 동안 세 번의 가동 과정을 거친 끝에 성공해낸 쾌거다. 권면 핵융합연 선임단장은 “중수소 핵융합 반응을 비롯해 고온 플라즈마 발생 및 플라즈마 전류(500kA) 및 유지시간(6초 이상) 등에서 금년도에 목표한 대부분의 성과를 달성했다”며 “앞으로 남은 한 달 가량의 실험 기간 동안 추가적인 성과 달성이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KSTAR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인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한 장치다. 핵분열 반응을 이용한 원자력 에너지와는 반대의 원리다.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발하는 별에는 끊임없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며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지구에선 그러한 초고온 · 고압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장이나 레이저 등을 이용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인공태양`과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고 또 이 플라즈마를 담는 `그릇`인 핵융합로, 연료가 되는 중수소 및 삼중수소 등이다. KSTAR는 새로운 에너지원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3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건설됐다. 공사기간만 11년 8개월이 걸렸다. 완공 10개월 후인 2008년 7월에 최초로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장치의 성능이 검증됐고, 2009년 9월부터는 플라즈마 전류가 320㎄에 달하고 3.6초의 유지시간을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핵융합 장치로서 가동에 들어갔다. 그리고 1년 뒤인 3차 가동에서 중수소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 이경수 핵융합연구소장은 “지난해 말부터 올 여름까지 진행한 실험에서 높은 열과 중성자를 만드는데 성공했는데 이러한 결과는 다른 나라에서 3년 걸릴 일을 우리는 6개월 만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KSTAR는 `토카막(Tokamak)`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옛 소련에서 1950년대 발명된 이 방식은 현재 작동 중이거나 새로 짓는 대부분 핵융합로에 쓰이고 있다.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자기장을 이용해 가두는 방식으로, 플라즈마를 구속하는 도넛(D) 모양의 초전도 자석으로 자기장을 생성해 플라즈마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토록 한다. 국제핵융합실험로(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 ITER)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도 KSTAR의 성공을 통해 가능했다. 라틴어로 `길`이라는 의미를 가진 ITER는 2007년부터 2042년까지 EU · 러시아 · 미국 · 중국 · 인도 · 일본과 우리나라가 참여해 프랑스 카다라쉬에 500㎽ 규모의 핵융합발전 실험로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국제 프로젝트다. KSTAR에 사용된 신소재 초전도체(나이오븀틴:Nb3Sn)는 ITER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것으로 현재까지 모든 초전도 자석이 Nb3Sn으로 만들어진 핵융합 장치는 KSTAR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KSTAR는 ITER의 축소판으로 불리며 ITER의 본격적인 운영 전에 사전 시험 장치 등 여러 모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 상용 핵융합로 건설을 위한 연구 자료로서도 KSTAR의 가치는 높다. 핵융합연에 따르면 KSTAR 장치 건설과정에서 파생된 기술문서 1165건, 학술지 400여건(SCI급 250여건), 특허출원 91건(국내87건 · 해외4건), 특허등록 46건(국내42건 · 해외4건) 등을 DB화(2008년 1월 기준) 했다. 이 자료는 향후 한국형 실증로 및 상용핵융합로 건설을 위한 기준서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KSTAR 운영 계획이 잡힌 것은 2025년까지다. 총 4단계에 걸친 계획으로, 2012년까지인 1단계에선 초전도토카막 운전기술을 확보하고, 2017년까지 2단계로 장시간 운전기술을 확보, 3단계는 2022년까지로 고성능 운전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4단계에선 DEMO 선행 기술 연구를 통해 국내산 `인공태양`의 원천기술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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