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무선 분야에는 종량제 형태의 요금제가 일반화되고 있다. 이는 정액요금제가 기본인 유선 분야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 유무선 통합시대의 본격 도래에 대비해 무선 인터넷과 유선 인터넷의 경계가 사라진 환경에 적합한 유무선 통합 요금제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추가 비용을 지급하는 사용자들은 타 가입자나 타 사업자보다 더 빠르고 안정된 서비스를 유무선통합 환경에서 제공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인 비용을 내면 공공재 개념으로 인터넷을 값싸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와는 별도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소비하는 서비스 이용자들에게는 종량제 형태 또는 프리미엄급으로 제공하는 형태가 그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차세대 망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무선 서비스 활성화로 무선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 병행해 스마트TV 등장과 동영상콘텐츠 확대로 유선 분야 트래픽도 급증할 전망이어서 유무선 공히 네트워크 투자의 필요성이 가중되는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망 중립 무선 적용=미국 최대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은 지난 5월 연말로 예상되는 4세대(G) 롱텀에벌루션(LTE)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서비스 요금 전략을 공개했다. 현재 버라이즌은 2.5세대로 분류되는 EV-DO 서비스의 경우 정액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였으나 LTE에서는 종량 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 구글과 버라이즌은 무선망이 망 중립성에서 제외에 합의했다. 이는 무선망의 제한된 주파수 대역폭이 근본적으로 유선망과 차이가 있음을 인정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는 LTE 등 광대역 무선서비스의 등장을 앞두고 무선망 망 중립성 규제 제외는 물론이고 인터넷의 개방과 자유로운 이용이라는 이념을 깨뜨릴 수 있다는 논쟁을 불러올 수는 있다. 하지만 실제 콘텐츠사업자(CP)나 이용자들이 프리미엄 선택권이 생기는 것은 고품질의 서비스와 다른 경쟁사에 대한 비교우위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유선망은 광케이블 등을 통해 다량의 이용자가 서비스에 접속하는 데 무리가 없으나, 무선망은 대역폭에 제한이 있는 주파수를 사용, 병목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특정지역에서 다량의 호접속 시 무선망의 주파수 자원의 부족으로 일부 사용자에게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된다. 종량 요금제의 도입은 현재 무선망에서 발생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폭 제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지상파 TV와 HD 경우 같은 이원 인터넷 시대= 무선 산업에 주목을 하는 이유는 3G 및 4G와 같은 향상된 이동통신기술은 점차 유선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대체해 가는 시장상황을 반영한 때문이다. 추가 비용을 지급하는 가입자나 CP에는 프리미엄 인터넷을 제공하는 선택권이 부여되며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기본적인 인터넷서비스만이 제공되는 `이원 인터넷(two-speed machine)` 형태가 유무선 통합 시대를 맞이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대역폭 확보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무선 인터넷이 자연스럽게 종량제로 굳어지고 무선인터넷 부문의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면 유무선 서비스의 경계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무선의 망 중립성 제외는 유무선사업자 간의 비대칭적 규제 논란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유선 사업자의 프리미엄 서비스와 종량제 서비스의 도입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는 유료 TV 시장에서 일반채널과 HD 채널로 나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BT 글로벌 포트폴리오 담당 닐 서튼 부사장은 “최근 동영상 트래픽 등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병목 현상은 유선과 무선의 공통적인 해결 과제”라며 “다양한 트래픽 차등 관리와 요금제 개발로 네트워크의 정상적인 운영과 기업의 이윤 창출 두 가지 모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선트래픽 폭증=가트너가 지난해 발표한 스마트폰 보급 추이에 따르면 이동단말 중 스마트폰의 비중이 올해 21.2%, 2013년에는 4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무선트래픽도 폭증하고 있다. 시스코는 2014년 모바일 데이터 월 사용량이 3.6엑사바이트(EB)에 달할 것이며, 연간으로는 40EB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로 무선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3사 평균 데이터 트래픽 증가율이 64%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트래픽의 증가는 스마트폰 확대 외에도 모든 기기가 모바일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현상이 배경이다. 실제로 2014년까지 약 50억대의 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모바일을 통해 비디오를 시청하는 습관이 빠르게 증가해 전제 모바일 트래픽의 66%를 비디오데이터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무선트래픽 역시 유선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에 따라 양극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 유선 무선 모두를 포함해 유무선 통합 환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트래픽 차등 보편화=무선에서 트래픽 관리는 해외나 국내에서 보편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 등과 마찬가지로 월 5만5000원 요금제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도입됐다. 이와 동시에 3사 모두 데이터망에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 다량 이용자의 QoS(Quality of Service)를 일시적으로 제어하게 됐다. 국내 이통사 관계자는 “이용량에 따른 차등 과금제나 QoS 보장형 프리미엄 서비스 과금 등으로 모바일 데이터 수요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통신사들은 매출에 일조하는 서비스에 대역폭을 우선적으로 배정하고 그렇지 않은 서비스는 여력이 되는 만큼만 지원하는 트래픽 차등을 실현하는 트래픽 관리에 이미 들어간 상태다. 실시간 과금제를 확대해 소수 사용자의 트래픽 과점을 억제하고, 네트워크가 한적한 시간대에 할인요금을 적용해 피크 타임의 트래픽 부하를 분산하는 등의 다각적인 요금제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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