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3일 차관급 인사를 끝으로 당 · 정 · 청 개편을 마무리지었다. 당초 예상보다 빠르고 대폭적인 규모(23명)로 이뤄진 이번 차관급 인사에서도 이 대통령은 8 · 8 개각에 이어 젊고 개혁적이면서도 자신의 국정 철학을 잘 아는 인사들을 전진 배치, 집권 후반기 `MB식 혁신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관료 사회 및 산업계 일각에서는 산적한 개혁 과제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야권 등에서는 `친위 부대` `오기 정치`라고 폄훼했다. ◇`효율성`과 `개혁`, 두마리 토끼 잡는다=이 대통령의 개혁 마인드가 대표적으로 녹아난 인선은 교육과학기술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MB정부의 교육정책을 수립했고 일제고사 · 교원평가를 주도했던 이주호 전 차관을 장관으로 승진시킨데 이어 초대 과기비서관을 지낸 김창경 한양대 교수를 교과부 2차관에 발탁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곧 발표할 정부출연연구소 구조개편안의 산파 역할을 한 인물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국가연구개발(R&D) 체제 혁신의 실무를 책임지라는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1차관에 내정된 설동근 전 부산시 교육감 역시 교육혁명을 이끈 대표적 인물로 풍부한 현장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이 장관 내정자를 보완해 교육개혁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차관급 인사에서 최고의 주목을 받았던 박영준 국무차장의 지경부 2차관 이동 역시 자원 외교 · 녹색 성장 등 정책적 시너지를 배가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 박 차관 내정자는 국무차장 시절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자원 부국을 훑고 다니며 자원 확보에 힘을 쏟았고 자원 개발에 대해서는 상당한 정책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녹색성장 전략의 지속적인 실천, 원전 등 에너지의 수출산업화, 자원 확보 및 독자적 개발 강화 등의 역할이 그의 어깨에 올려졌다. 세계 경기 흐름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요 업무축인 수출 진흥(무역)을 책임지고 독려해야 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언론인 · 정치인 출신의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공무원 사회 개혁,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위상 재정립 등의 과제를 맡을 1차관과 2차관에는 총무처 · 행안부를 거치면서 실무 경험이 많은 김남석 한나라당 수석 전문위원과 안양호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이 각각 내정됐다. 이외에도 국정홍보 업무를 총괄할 문화부 2차관에는 KBS 기자 · 앵커 출신으로 최근까지 대통령을 최근 거리에서 보좌했던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선임됐다. ◇소통 · 미래 준비 함께 해야=청와대는 “친서민 중도실용의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 장 · 차관에 외부 전문가와 실무형 관료 등을 짝을 지어 고루 포진시켰다”면서 “효율성이 높아지고 소통이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이처럼 당 · 정 · 청에 모두 `MB의 복심(腹心)`들이 전면에 나선 상황에서 내부 소통은 모르겠지만 외부 소통이 제대로 될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 경제단체 임원은 “산적한 개혁과제를 떠안은 젊은 내각이 소통을 등한시한 채 효율성만 강조할 경우, 그 부작용은 고스란히 이 대통령과 여권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현장과 소통하면서 단계별로 개혁하고, 미래를 위한 대비도 함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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