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지식재산(IP) 전략을 방어에서 공격으로 전면 수정한다. 그룹 산하에 특허 전문 조직을 만든 데 이어 전문 인력을 크게 늘리는 등 특허 인력과 조직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LG전자 특허센터장 이정환 부사장은 “특허 전략을 ‘디펜스(defense·방어)’에서 오펜스(offence·공격) 위주로 바꿔 나가겠다”며 “그룹 내에 특허 업무를 총괄하고 전담할 ‘특허협의회’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최근 설립한 특허협의회는 이 부사장이 총괄하며 ‘기술협의회’와 맞먹는 위상으로 육성키로 했다. 기술협의회는 LG그룹 연구개발(R&D) 분야 협의체로 백우현 LG전자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특허협의회는 LG전자 특허센터 주도로 주요 계열사 특허 임원이 참석하며 월 1∼2회 정도 정기 모임을 통해 특허 업무를 공유키로 했다. 이 부사장은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특허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하나로 통합해 시너지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별 회사별로 특허를 관리해 통합 관리의 필요성이 높았으며 일부 계열사의 경우 자체적인 관리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LG는 특허를 포함한 지식재산 분야의 실무 능력을 높이고 전문 특허 인력 양성을 위해 ‘IP 스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부사장은 “갈수록 기술 격차가 줄면서 특허 등을 통한 견제가 심해지는 추세”라며 “세부 업무는 변호사·변리사가 주도하더라도 IP를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지휘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절실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 마디로 특허 업무는 아는 만큼 보이며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풍부한 특허 지식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LG전자는 센터 특허 인력도 현재 200명 수준에서 올해 안에 230명까지 늘리고 ‘공격형 특허’ 로드맵도 작성키로 했다. 특히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백색가전 분야에서 특허 우위가 있음을 시사해 대대적인 가전 특허 공세를 예고했다. “특허 시장에서 갈수록 선제 공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허를 비정상적으로 활용하는 ‘특허 괴물’ 이 등장하면서 수비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LG는 축적한 기술 성과로 특허 약자에서 강자로 올라선 상황입니다. 특히 가전 분야는 핵심 기술이 풍부해 특허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췄습니다.” 이 부사장은 그러나 무분별한 특허 소송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특허 투자비는 정확하게 추산하기 힘들지만 대략 특허 건당 100만달러 정도입니다. 대개 소송은 4∼5건이 얽혀져 있고 쌍방으로 진행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양측에서 쏟아 붓는 금액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만큼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게다가 특허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기 힘듭니다. 최소 10년 정도를 내다봐야 합니다.” 이정환 부사장은 “IP전략이 공격형으로 바꾸면서 LG도 특허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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