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국 중 국가 연구개발(R&D) 투자율 2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받아든 또 하나의 성적표다. 지난해 OECD가 발표한 ‘2009년 과학·기술·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R&D 투자율은 3.5%로, OECD 가입국 중 핀란드(3.6%)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일본(3.4%), 미국(2.7%), 독일 (2.5%), 영국(1.8%)을 앞서는 수치다. 이는 자원 빈국인 한국이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기까지 국가 차원의 전방위적인 R&D 투자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이기도 하다.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 R&D 투자규모는 14조원에 육박한다. 갈수록 늘어나는 투자 규모에 비례해 과학기술정보의 양과 종류 역시 방대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복 투자와 국가 R&D 투자 효율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가 주목받는 이유다. NTIS는 출범 2년여만에 명실상부한 국가 R&D 정보 지식 포털로 자리매김했다. 국가연구개발정보관리위원회 (위원장 교과부 2차관)가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NTIS 는 국가 R&D 정보 표준화에 따라 국내 R&D 관련 15개 부처·청간 연계를 통해 주요 R&D 정보를 수집·가공함으로써 국가 차원에서 공동 활용하는 정보지식 포털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세계 여러 과학기술 선진국에서도 전례가 없다. 일부 국가에서 R&D 과제나 R&D 인력 등 특정 분야에 대한 과학기술정보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는 있지만, R&D 과제에서 인력, 장비·기자재, 성과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적으로 R&D 정보를 연계해 제공한 사례는 NTIS가 처음이다. 2008년 도입 후 불과 2년 밖에 채 되지 않았지만, 부처간 중복 투자를 막고 국가 R&D 투자 효율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유사·중복 과제 방지, 유휴·불용 장비 공동 활용 등을 통해 약 912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3월 현재 NTIS 가입자는 4만1000여명에 달한다. 대학·출연연(41.7%) 및 기업(28.6%)의 연구자가 전체의 70%를 넘을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 서비스 관리 및 정보보호 수준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IT 서비스관리 및 정보보호체계의 국제규격인 ISO 20000과 ISO 27001 인증을 잇달아 획득한데 이어 대한민국 소프트웨어기술대상(2008년)과 데이터품질관리대상(2009년)도 수상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높여가고 있다. NTIS 도입 후 가장 큰 성과는 국가 R&D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함으로써 국가차원에서 종합적인 R&D 기획·조정·평가가 가능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R&D 과제 기획 및 관련 사업의 조정·평가시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R&D 투자 효율성을 높였으며 사업의 투명성도 확보하게 됐다. 과학기술 인력 활용도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가 R&D 참여 인력의 연구실적 및 지식재산권 등 주요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공동 연구에 필요한 관련 연구 분야의 전문가 검색 지원 서비스를 통해 인적 교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NTIS는 연구개발 성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도 한 몫 하고 있다. 연구성과 검증 서비스 제공을 통해 유망 연구성과의 공동 활용 및 사업화 지원을 촉진하고 있다. 또 국가 R&D 사업 관련 현황의 핵심 지표 및 각 부처 과학기술 관련 통계를 제공함으로써 과학기술 정책 수립과 R&D 지원 시책을 입안하는데도 일조하고 있다. 연구장비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NTIS를 통해 국가 R&D사업으로 도입한 고가 연구장비의 구입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주기를 관리함으로써 중복 구매에 따른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중소기업 등에게 불용·유휴 장비를 무상 증여·매각할 수 있도록 창구를 일원화했으며, 기업이나 학교, 연구소 등도 고가의 연구장비를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처럼 NTIS가 단기간에 자리를 잡고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범 부처의 긴밀한 협력체계가 큰 뒷받침이 됐다. NTIS를 단순한 정보화 DB 시스템이 아닌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범 부처 차원에서 정보 유통 룰을 정립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이를 위해 국가연구개발정보관리위원회(위원장 교과부 2차관)와 전문가집단, 사업담당자 등이 구성돼 유기적으로 협력했으며, 교과부가 프로젝트 총괄 기획부처로 NTIS의 운영 방향을 총괄하면서 힘을 보탰다. 또 실제 활용이 가능하고 긴급한 수요를 바탕으로 추진 과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국가 R&D 정보 표준에 따라 관련 부처 시스템과 정보를 연계한 것이 서비스 활용률을 높이는데 촉매제가 됐다. 대국민 서비스 개시 전 NTIS 기획, 실행 및 평가 전반에 걸쳐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한 것도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제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정부는 앞으로 범 부처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가 R&D 정보 유통에 관리 프로세스 및 제도를 정착시키고, 데이터 품질 관리 체계를 범 부처 차원으로 확대해 고품질의 NTIS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또 사이버 테러 등 내·외부 위협 등을 사전에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정보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콘텐츠 발굴 및 확충에 나설 예정이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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