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모험 연구’에 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정부가 최근 기초연구 선진화 방안으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모험연구’를 적극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정부 출연연구기관도 고유의 모험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는 그동안 ‘저위험 추격형(Low risk, Fast return)’ 연구에 주력해온 우리나라가 이제 ‘고위험 고성과(High Risk High Return)’ 연구를 통해 선진국형 연구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드림 프로젝트가 떴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한홍택)은 기존 과학기술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연구 과제를 선정, 지원하는 ‘드림 프로젝트’를 올해 처음 추진한다. 사업 첫 해인 올해는 37개 과제를 접수받아 이중 10개 과제를 선정, 1차연도에 5000만원, 2차연도에 1억5000만원을 과제별로 지원할 예정이다. KIST의 10대 모험연구 과제는 계산과학부터 실버그린·태양전지 제조기술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주제를 담았다. 통상 선임급 이상 연구원의 과제를 지원하는 선례를 깨고 ‘연구원’의 아이디어까지 채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계산과학 분야에서 과제를 추진하게 된 김찬수 KIST 계산과학센터 연구원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중요한 선정 기준으로 삼은 만큼 연구원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교과부, 모험연구 60개 과제 지원=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도 최근 2010년 모험연구 지원사업에 대한 접수를 마쳤다. 올해 신설된 모험연구 지원사업은 과제당 4000만원씩 60개 과제에 대해 최대 3년까지 연구비를 지원한다. 60개 과제를 선정하는 올해 공모에는 244명이 지원했다. 특히 교과부는 연구 첫 해 실패로 판명되더라도 이를 용인해주는 ‘성실실패용인제도’를 도입했다. ◇초기 시행착오 감내해야=기존에 추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모험’인 만큼 초기 시행착오도 없지 않다. 교과부는 모험연구과제 공모에 앞서 사업 추진 기관인 한국연구재단에 모험연구의 대략적인 범위와 정의를 제시할 것을 요청했지만 연구재단은 특별한 구분이 없이 공모를 진행했다. 박항식 교과부 기초연구정책관은 “모험연구도 그렇고 이를 추진하는 연구재단의 연구사업관리전문가(PM)도 첫 도입된 것이라 서투른 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KIST도 과제 선정 과정에서 적지않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KIST 관계자는 “기존과는 다른 심사 기준에 대해 연구원들과 본부장, 심사위원간 이견이 있어 조정이 필요했다”며 “처음 해보는 시도인 만큼 과제를 추진하면서 이를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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