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이 IT조직에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CIO BIZ+가 100개 국내 대표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대상으로 실시한 ‘CIO서베이 2010’ 설문조사에서 ‘경영진이 IT조직에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을 제일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 뒤를 이어 ‘업무 효율성 제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지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문항은 응답자들에게 우선순위가 높은 3가지 항목을 선택하도록 한 후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부터 각각 3·2·1점씩을 부여해 합계를 계산하는 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CIO는 프로세스 개선 전도사”=조사결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은 총점 165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실제 응답기업 중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을 첫번째 우선순위로 꼽은 기업이 32개사였으며, 두번째와 세번째 우선순위로 꼽은 기업도 각각 26개사, 17개사였다. 경영진이 IT조직의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을 꼽았다는 것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실행하거나 변경하는 데 IT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또 IT부서나 CIO의 역할이 단순히 정보시스템을 잘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사 프로세스 개선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실제 많은 대기업에서는 CIO와 IT조직이 전사 프로세스 개선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고, 이런 추세는 갈수록 더 보편화될 전망이다. 경영진이 IT조직에 요구하는 사항 중 두번째로 많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업무 효율성 제고’(합계 103점)다. 17개사가 첫번째 우선순위로 이 항목을 꼽았으며, 두번째와 세번째 우선순위라고 답한 기업은 각각 20개사, 12개사였다. ‘업무 효율성 제고’는 기업의 경영진이 IT투자의 핵심성과지표(KPI)로 업무생산성 향상을 꼽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과 ‘업무 효율성 제고’는 일반적으로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IT투자나 CIO의 역할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그 의미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 IT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광의의 의미를 담고 있다면, ‘업무 효율성 제고’는 개별 IT투자의 투자회수효과(ROI)를 강조한 측면이 크다. 다만 현실에서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담은 프로젝트가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최근 기업들이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는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컴퓨팅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경영진이 IT조직에 요구하는 사항 중 3위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지원’(77점)이 차지했다. ‘정보·분석 활용역량 증가’(74점), ‘M&A 등 비즈니스 통합에 따른 IT통합’(37점), ‘효과적인 고객확장과 시장타깃’(34점)이 그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CEO 관심 달라=업종별로는 은행권에서는 경영진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이 제시됐다. IT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은행권도 이제는 단순한 업무 자동화가 아닌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은행들은 IT인력에 대한 비즈니스 역량 강화가 IT역량 강화의 주요 과제로 요구되고 있다. 또 많은 은행들이 IT인력의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비즈니스관계(BR)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전행 프로세스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이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지원’이 IT조직에 경영진이 요구하는 사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경영진들은 IT조직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지원’을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12개 증권사 중 5개사가 경영진의 최우선 요구사항으로 이 항목을 꼽았다. 증권사 경영진들은 새로운 시장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IT부서가 적극 지원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2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증권사들의 사업 영역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험·카드업계도 경영진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으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지원’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13개 응답 기업 중 절반에 해당되는 6개 금융사가 첫번째 요구사항으로 이를 꼽았다. 공공기관은 ‘업무 효율성 제고’가 경영진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설문응답 기관 중 무려 7개 기관이 이 항목을 최우선 요구사항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공공기관 업무에 대한 효율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올해 많은 공공기관들이 업무통합 등에 따른 제도 및 환경 변화에 대응해 관련 정보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통신·방송업계에서는 경영진이 IT조직에 제일 많이 기대하는 사항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지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 9개사 중 5개사가 이를 첫번째 요구 사항으로 답했다. 이는 통신사나 방송사 모두 융·복합서비스 등 최근 급변하는 환경변화로 인해 신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 출시를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경쟁력 중 하나로 인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설문에 응답한 통신회사 중 2개사는 ‘인수합병(M&A) 등 비즈니스 통합에 따른 IT통합’을, 방송사 중 2개사는 ‘업무 효율성 제고’를 경영진의 최우선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금융·통신, 신제품 출시 역량 강조=전자·부품·반도체·에너지 분야에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이 가장 많은 점수를 받았다. 11개 응답기업 중 7개사가 이 항목을 최우선과제라고 답했다. 두번째로 많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정보분석 활용역량 강화’다. 응답기업 중 3분의 1 가량이 데이터분석시스템 고도화와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해외 진출이 활발한 기업일수록 해외 지사 및 본사, 각 공장의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의사결정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업계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과 ‘업무 효율성 제고’가 나란히 1순위로 꼽혔다. 이처럼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과 업무 효율성 제고가 IT조직에 가장 많이 요구되는 것은 최근 건설사들이 대규모 해외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면서 보다 최적화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갖추면서도 업무 성과를 높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선·철강업계도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지원’이 경영진의 최대 요구사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소비재 기업도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지원’을 1순위로 지목했다. 이어 ‘정보분석 활용역량 강화’가 2순위로 나타났다. 제약업계에서는 경영진이 IT조직에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이 ‘업무 효율성 제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전사 비용절감 지원’과 ‘효과적인 고객 확장과 시장 타깃’ 순이었다. 유통기업들의 경영진은 IT조직에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지원’과 ‘비용절감’을 가장 많이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IO들은 실제 비즈니스 프로세스 지원을 위해서는 대규모 신규투자 집행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의 개선사항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경영진의 요구에 더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물류·운송기업도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지원’을 경영진의 최우선 요구사항으로 꼽았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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