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뒤늦게 출발했던 아날로그 반도체 산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007년 1648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아날로그 반도체 산업 규모는 2년만에 매출액 3856억원으로 커졌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 설립된 아날로그 반도체설계(팹리스) 업체가 올린 매출은 345억원에서 1177억원으로 세배 이상 증가했다. 대표적인 반도체 위탁제조(파운드리) 업체 동부하이텍도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어서 설계와 제조분야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는 평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엠비테크놀로지, 동운아나텍, 실리콘마이터스를 비롯한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들은 2008년에 비해 비약적인 실적을 올렸다. 우선 디엠비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8년 35억원에 비하면 세 배 이상 성장했다. 전원을 바꿔주는 인버터 칩과 직류-교류(AC/DC) 전환칩 등을 개발하는 이 회사는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두배 상승한 200억원으로 수립, 고속 성장을 예고했다. 동운아나텍은 지난해 LED 구동칩과 아날로그 스위치를 설계·판매해 약 110억원의 매출 성과를 냈다. 지난해 LED 구동칩 등 신규 개발 칩 양산이 조금 늦어져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전년에 비해 10% 성장했다. 김동철 사장은 “올해는 250억원 이상 매출을 자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LCD용 전력용 반도체 칩(PMIC) 설계 업체 실리콘마이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244억으로, 국내 아날로그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200억원을 돌파했다. 이 회사는 올해 휴대폰, 발광다이오드 등으로 사업을 확대, 45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허염 사장은 “경쟁사보다 앞서 제품을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며 “아날로그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성공신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 기업인 동부하이텍도 아날로그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TI에서 루 후터 부사장 등 외국계 업체에서 아날로그 분야 전문가를 대거 영입했다. 동부는 정부 지원과 기업들의 협력을 통해 지난 2008년에는 TSMC, UMC 등에 앞서 0.18미크론급 복합고전압소자 (BCDMOS) 공정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동부는 지난해 대비 올해 생산량을 3배 이상 증가한 월 평균 약 1만장(8인치 웨이퍼 기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 규모는 D램·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과 비슷한 450억달러로 TI·아날로그디바이스·맥심 등이 주도하고 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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