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4대 강 정보기술(IT) 접목 사업을 건설·토목사업에 통합 발주하기로 했다. IT서비스, 통신 등 IT업체들이 건설업체의 하도급업체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업체 간 가격경쟁으로 4대 강 정보화 사업이 부실공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8일 업계 및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지난 10일 발표한 4대 강 정보화 전략계획(ISP) ‘스마트 리버’ 프로젝트에 따라 오는 2012년까지 투입할 1150억원 중 250억원에 이르는 4대 강 광통신망 구축 사업에 IT부문을 분리발주하지 않고 시공사를 상대로 통합발주하는 방식을 마련했다. 공구별로 4대 강 사업을 수주한 건설사가 통신업체 등을 상대로 광통신망 관련 장비를 개별 발주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이를 시작으로 다른 정보화 사업 부문에도 IT 부문을 따로 발주하지 않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안시권 국토부 4대 강 추진본부 정책총괄팀 과장은 “전체 사업 중 국토부 소관 사업 외 다른 부처 사업은 해당 부처에서 결정할 일”이라면서 “국토부 주관 사업 중 가장 비중이 높은 4대 강 광통신망 구축사업은 기존에 선정된 4대 강 시공업체가 추가로 사업을 수주·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4대 강 정보화 사업 발주를 대행하는 국토부 산하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4대 강 정보화 사업은 항목별로 개별 발주하되, 기존 사업에 통합해 발주하는 방식을 택할 계획”이라며 “IT서비스업체가 직접 사업을 수주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IT업계가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 제기해온 IT사업 분리 발주 제안을 결국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IT서비스업계 한 임원은 “분리 발주가 무산되면서 건설 시공사가 일괄 수주해 다시 하도급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며 “IT사업의 문외한인 건설 시공사는 기술보다 가격에 더 많은 비중을 둘 개연성이 커 저가낙찰에 따른 부실공사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거론됐지만 국토부는 이를 무시했다. 송광호 한나라당 의원은 당시 “4대 강 수질과 수량, 댐 등의 주변 환경 변화, 홍수 등의 자연재해를 실시간으로 확인·통제하기 위해 효율적인 IT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IT시스템을 건설과 통합해 건설사에 통합 발주하도록 한 현재의 발주 시스템으로는 최적의 IT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모 SW업계 대표이사는 “통합 발주 문제점을 줄기차게 지적했음에도 국토부가 무시하는 것은 지나치게 행정 편의주의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최근 발표한 국토부의 4대 강 정보화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도 도마에 올랐다. 국토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IT서비스·통신·SW업계 등의 의견을 수립해 작성한 4대 강 정보화 예산안은 2012년까지 1조88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제 시행 과정에서 1150억원 수준으로 무려 90% 이상 삭감됐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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