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라는 단일 국가가 최근 LCD·PDP 등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의 전통적인 계절 주기 개념을 바꿔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과거에는 하반기에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고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상·하반기 수요 편차가 줄어든 것이다. 올해도 비슷한 추세가 예상되면서 세트·패널·부품 등 디스플레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26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가 최근 발간한 분기별 디스플레이 출하량 및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TV·모니터·노트북PC 등 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하반기 출하량 비중이 지난해 58%에서 올해는 53%로 5%포인트나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 LCD 패널의 하반기 출하량 비중도 지난해 57%에서 올해 54%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북미·유럽 시장이 대세였던 과거에는 추수감사절·성탄절 특수 등을 타고 ‘하반기=성수기’라는 계절성이 뚜렷했으나, 근래 들어서는 사뭇 다른 양상이 전개되는 것이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시장의 계절 편차가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중국 시장의 영향력이 한층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중국의 춘절·노동절 특수가 연간 세계 시장에서 큰 변수로 된 셈이다. 실제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에는 전체 평판 디스플레이 출하량의 절반 이상이 상반기에 집중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데이비드 쉐 디스플레이서치 수석부사장은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시장 주기와 전체 산업 내 공급망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산업계 전체가 변화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트 제조사들은 상반기 판매량 비중을 높이기 위해 재고를 늘리는 한편, 패널 및 부품 업계도 연간 전체적으로 일정한 수준의 생산 능력을 유지하는 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TV·PC, 소비자 가전 업체들은 한해 선보이는 신제품군도 상반기로 출시를 앞당기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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