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생긴 모습도 모두 다르고, 가지고 태어난 지문의 모양도 모두 다르며, 각자 지니고 살고 있는 생각도 모두 다르다. 그런 많은 사람들은 문학작품을 읽을 때에도 역시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읽을 것이다. 어떤 이는 작품을 쓴 작가와 관련지어 읽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등장인물에 초점을 맞춰서 읽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기영의 「민촌」을 배경에 집중해서 읽어나가려고 한다.
「민촌」은 말 그대로 양반이 아닌 상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민촌」에서는 농촌의 삶을 아주 자세히 묘사해주고 있으며, 상민의 마을 속에 존재하고 있는 계급적 모순과 그로인해 발생되는 가난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그로인해 고통 받는 주인공의 모습을 잘 나타내주고 있는 소설이다.
“그렇던 양반이 지금은 차차 상놈을 닮아간다네!”
“예전 양반은 돈을 알면 못쓴댔는데 지금 양반은 돈을 잘 알아야만 되나 부데.”
위의 인용문은 민촌에 거주하는 조첨지 며느리, 점순이 어머니, 성삼이 처 등이 우물가에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다. 그녀들은 민촌에 사는 양반인 박주사 아들의 행실을 나무라고 있다. 옛날부터 전통적으로 크게 나눈다면 ‘양반 상민’으로 분류해서 신분에 따라 권리와 의무, 혜택 등이 모두 달랐다. ‘민촌’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이러한 유교 이념은 차츰 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양반들은 시대가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권위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예전에 했던 양반다운 행세는 하지 않고, 상놈 행세를 하며 그저 말로만 양반이라며 허세를 부린다. 그리하여 그녀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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