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와이맥스(WiMAX)’가 지지부진하다. 일찌감치 3∼4세대(4G) 이동통신의 총아로 떠올랐으나 애초 기대와 달리 국가별 상용화·대중화가 제자리걸음이다. 9일 인스탯(In-Stat)을 비롯한 주요 시장분석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올 세계 모바일 와이맥스 가입자는 약 940만명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2006년 6월 KT와 SK텔레콤이 모바일 와이맥스의 일종인 ‘와이브로’를 처음 상용화한 뒤 3년 5개월이 흘렀음에도 세계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또 경제한파로 사업자의 설비투자의지가 꺾이고, 이용자의 통신비 지출도 감소해 모바일 와이맥스 확산의 발목을 잡는 추세다. 모바일 와이맥스 대중화 선두 주자인 한국의 올해 이용자 수도 20만명을 밑돌고, 사업자도 정부에 약속한 설비투자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모바일 와이맥스의 경제적 가치에 물음표를 붙이는 시각이 늘었다. 특히 중동·아프리카·아시아태평양 등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왜소하고, 인구 100명당 인터넷·광대역통신 가입자 수가 세계 평균보다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하면서 수요 확산의 한계를 노출할 전망이다. 실제로 가장 큰 모바일 와이맥스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됐던 인도는 수년째 서비스를 도입하지 못한 채 그저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만 머물렀다. 인도에 버금갈 기대주인 브라질은 그나마 지난해 이용자 18만4000명을 창출했으되 여러 시장조사업체의 기대치인 ‘2013년 800만명’을 실현하기에는 경기 침체의 부담이 크다. 러시아 스카텔이 지난해 9월부터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시작한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 ‘요타(Yota)’의 가입자도 10만명 수준이다. 오는 2012년까지 러시아 180개 도시로 모바일 와이맥스 통신망(설비)을 확대하겠다는 스카텔의 계획도 세계 경기 한파와 맞닥뜨렸다. 이란 다탁텔레콤도 지난해 11월 테헤란 지역 모바일 와이맥스 사업권을 획득했으나 내년 2분기에나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이란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산하기에는 시장 여건이 열악해 보인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모바일리의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가 리야드·제다·담맘·알코바르 등 4개 도시 내 일부 지역에 머무는 상태고, 말레이시아 YTL e솔루션과 패킷원네트웍스가 지난 2007년부터 주요 도시에서 상용화해 3년여간 시장 확산을 꾀했으나 올해 약 25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또 다른 4G 이동통신 표준인 ‘롱텀에벌루션(LTE)’의 상용화가 임박한 데다 유럽형이동전화(GSM) 계열 이동통신사들이 ‘고속패킷접속(HSPA)’ 기술로 3G 통신망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나서면서 모바일 와이맥스를 궁지로 내몰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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