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레포트 - [] 김영하 소설집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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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소설집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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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자기 성숙적 드라마, 감정적 드라마는 대중문화시대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김영하 소설의 인물들은 근대적 산문양식이 제시했던 영혼의 드라마가 붕괴하는 순간 태어났다. 김영하 소설은 잘 짜여진 이야기구조를 지녔다. 그리고 이미지 중심의 서사구조를 가진다. 이미지로 포착되는 일상문화의 양상을 감각적이고 매끄러운 서술기법으로 풀어낸다. 기존 형식의 소설과 다름없는 가지런하고 깔끔한 플롯을 갖추었으나, 근본적인 측면에서 소설장르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으려 한다. 고뇌에 찬 개인의 길찾기라던가 웃음과 눈물의 감동의 세계가 김영하의 소설에는 없다. 고요하다. 건조하다. 메마르다. 그 세계는 단자화된 개인들의 피로와 권태가 일렁거리지만, 정작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번 두 번째 소설집은 나르시시즘, 에로티씨즘, 댄디즘, 미학적죽음, 탐미주의라는 김영하 특유의 심미적인 문학기호가 분명 존재하긴 하지만, 첫 번째에 비해 그런 기호들을 상당부분 생략하거나 내재화 한다. 그리고 이전보다 소재가 덜 ‘환상’적이고, 더 ‘리얼’해졌다. 이는 단순한 소재적 변신이 아니라, 작가의 서사적 조직술이 더욱 세련되고 교묘해졌음을 뜻한다. 하지만 일상적 디테일이 더 강화되었다고 해서 김영하 소설을 리얼리즘 혹은 세태소설로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김영하는 ‘문학은 허구이다’라는 강렬한 모토 아래 사실적 소재를 통해서 역설적으로 더욱 허구적인 영토를 넓혀가는 전략을 택한다. 소설의 내용은 나르시시즘과 댄디즘에서 초라하고 남루한 일상인들의 삶으로 이동했지만, 오히려 사실적인 소설 배경을 통해 일순간 합리적인 것, 사실적인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교묘하게 ‘허구’를 드러낸다. 또한 김영하의 소설은 문학, 영화,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문화장르의 배경지식을 토대로 한다. 그리고 대중문학으로 폄하되어온 아웃사이더 장르의 문학작품들을 모사하고 이용한다. 판타지, 추리, 동화, 하이틴로맨스, 무협지, 공포물, SF 등등. 일상인들이 체험한 대중문화의 익숙한 감각적 표상들이 소설 속에 등장한다. 김영하의 소설은 장르를 파괴하고 장르를 조합하며, 장르를 모방한다. 모든 장르를 모방하지만 그 어떤 장르에도 속하지 않는 이런 형식이야말로 원본을 모사하는 씨뮬라르크적 속성을 입증한다. 그의 소설에 나타나는 모사적 특성, 그 첫 번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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