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벤처투자길이 이르면 내년부터 열린다. 7조원대에 달하는 사립대 적립금의 벤처투자가 가능해져 벤처업계의 자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5일 관련 정부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의원입법으로 사립대 적립금의 벤처투자 허용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관련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에 올라가 있으며 큰 변수가 없다면 정기국회 통과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행 사립학교법에는 사립대는 적립금을 50% 한도 내에서 유가증권(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개정안은 유가증권에 추가해 벤처펀드에도 출자를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말 기준 사립대 적립금 규모는 7조2700억원에 이른다. 현재 미국 주요 대학들 은 벤처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그 규모는 전체의 20%를 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회 입법조사관 검토를 마쳤으며 현재까지 국회 내에서 특별한 이견이 없다”며 “법만 무난히 통과되면 바로 시행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법 개정작업은 중기청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최수규 중기청 창업벤처국장은 “여러 기관의 여유자금이 벤처투자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벤처기업에 돈이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묶여 있던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대학들은 위험자산 투자에 매우 소극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대학들이 얼마나 적극 나설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모 대학 재무팀 관계자는 “대학들의 기금 운영은 매우 보수적이다”며 “특별히 개인의 입김이 강한 대학을 제외하고는 위험도가 큰 벤처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7년말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졌으나, 현재까지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비중은 10%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털업계는 막혀 있던 대학의 투자문이 열린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업계 노력에 따라 대학자금은 충분히 벤처펀드로 올 수 있다며 고무된 모습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대학들은 연구결과에 투자를 한다는 측면에서 명분이 선다”며 “몇몇 성공 사례가 나타나면 투자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올해 신규 기준으로 벤처펀드 출자 현황을 보면 정부가 40%를 넘어서고 있으며 일반법인이 23.3%, 금융기관이 13.1%를 차지한다. 기관으로 불리는 연금과 공제회는 2005년에는 28%까지 치솟았으나 올해는 2.9%까지 하락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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