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성공 파트너가 되겠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이기우)의 상생 비전이다. 중소기업 정책 지원 기관으로서 중소기업이 살아야 기관이 살 수 있다는 확실한 목표의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중소기업에는 친구와 같은 존재다. 상생 사업을 다수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이 상생에 나설 수 있도록 분위기(장) 마련에 역점을 뒀다. 이들에게 ‘협력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 전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대표적인 사업이 중소기업 공동사업 추진에 필요한 정책자금 융자다. 중소기업이 생산시설이나 전시판매장을 공동 설치하거나, 제품개발·원부자재 구매에 나서게 되면 필요한 정책자금을 융자하는 ‘협동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공동화·협업화·집단화 크게 세 가지 사업으로 나뉜다. 공동화 사업은 3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생산 및 연구개발 시설, 환경오염 방지시설, 창고, 제품 전시판매장 등을 설치하고자 하는 때에 지원한다. 협업화는 기술 및 제품·상표 개발, 원·부자재 구매, 판매활동 함께 추진 시 대상이 된다. 5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일정지역에 공장이나 부대시설을 공동으로 건축하게 되면 집단화 자금을 지원받는다. 중소기업 간 교류의 장을 만드는 데도 여념이 없다. 서로 다른 여러 업종이 모여 경영·기술 정보를 교류함으로써 새로운 사업을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업종 교류지원이 예다. 기업경영에 필요한 정보공유 사이트도 구축, 중소기업들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휴설비·공장 매매정보를 제공하고 거래를 알선하는 ‘유휴설비 거래알선 사이트’ 그리고 원부자재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수발주 정보를 제공해 중소기업의 온라인 거래를 지원하는 ‘수발주 거래알선 사이트’가 있다. 정보력 취약으로 서로 협력에 한계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중진공이 정보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중소기업 육성을 발판으로 한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여념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자금의 70%를 수도권 외 지방기업에 배정해 지원하고 지역별 전략산업과 연고산업을 지원하는 지방 중소기업 전용자금 4000억원을 신설, 지원 중이다. 정책자금 지원제도 역시 상생 사업으로 꼽을 수 있다. 중소기업이 시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은행이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선다면 역할을 크게 발휘하지 않지만 은행이 제 기능을 하지 않으면 과감히 개입한다. 그래서 올 한 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지원을 펼쳤다. 지난해 말부터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를 중소기업이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정책자금 지원예산은 3조2000억원이었던 지난해보다 85.7% 급증한 5조9000억원에 이른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빼앗는다’는 은행과 달리 과감히 우산을 내밀고 있다. 특히 올 한 해 소규모 창업기업 등 은행을 거친 정책자금 대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에는 직접대출을 대폭 확대, 필요한 자금을 제때 공급 중이다. 또 5월부터 연말까지 원금상환이 도래하는 정책자금 1조5000억원은 업체가 희망할 때 상환기간을 1년 연장해 중소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중소기업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심각한 내수 침체를 겪고 있는 올해 우리 중소기업이 위기를 해외에서 극복할 수 있도록 기업과 함께 돌파구 찾기에 여념이 없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해외전시회 참가 △수출 상담을 위한 무역사절단 파견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개최 등을 꼽을 수 있다. 중진공 측은 “상반기 해외시장 개척에 참가한 927개 중소기업의 약 22%인 201개 업체가 620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해 중소기업 수출확대에 크게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개인 또는 기업인의 우수 아이디어 상업화에도 앞장선다. 이들의 아이디어를 함께 살림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중진공은 우수 아이디어의 시제품 개발과 함께 소비자 반응도 조사, 시험생산과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과제당 최대 5000만원까지 소요 비용을 보조하고 있다. 이기우 중진공 이사장은 “우리 비전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중소기업의 성공 서포터스”라며 “중소기업과 상생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이들의 혁신역량 제고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협동화 사업-불황의 파고를 뭉쳐서 넘는다 문화유통북스는 중진공 협동화사업을 펼쳐 출판업계의 큰 골칫거리였던 ‘공간 확보’ 문제를 해결했다. 출판업은 핵심부문인 기획·편집에는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지만, 출판물 재고관리에는 필요하다. 따라서 땅값이 비싼 도심에 사업장을 두고 발행 재고를 감당하기에는 임차료나 인건비 모두 힘든 실정이다. 이에 산업계의 공동 창고·생산시설을 지원하는 협동화사업을 신청해 지원을 받았다. 역경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출판업계 종사자들은 물류관리 노하우가 부족해 초기 공동 운영 효율성이 떨어졌다. 이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 극복에 나섰다. 창고라는 하드웨어에 첨단 IT를 가미한 자동화 물류관리시스템으로 탈바꿈했고, 이는 업계의 자발적 참여로 이어졌다. 이석표 문화유통북스 대표는 “예전에는 서점에서 책이 필요할 때 출판사 직원이 직접 와야 했고, 가져갈 수 있는 수량에도 한계가 있었다”며 “지금은 회사에 출판사별 운송차량이 준비돼 있어 전화만 하면 바로 운송이 가능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토털마케팅지원-유관기관과 협력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지원 2008년 4월 설립된 소형 풍력발전기 생산업체 시그너스파워는 최근 중진공과 KOTRA가 추진하는 해외마케팅사업 참여로 30억원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바이어로부터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으면서도 매출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받아왔다. 이에 중진공 해외마케팅사업을 지원받으면서 해외바이어로부터 진가를 인정받았다. 여기에는 중진공이 전담 운영 중인 ‘수출자문역’이 크게 역할을 담당했다. 자문역은 해외거래처 발굴을 권유하고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제안했다. 그 결과 1년여 만에 올 6월 싱가포르 업체와 30억원의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중국 바이어를 초청해 제품 프레젠테이션을 가져 기술력을 인정받고 계약을 진행 중이다. 윤양일 시그너스파워 대표는 “중진공과 유관기관의 유기적 협력과 지원으로 현재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특히 바이어 발굴에서부터 외국어 카탈로그 제작 지원 그리고 통번역 지원 등 토털 마케팅지원이 시장 개척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세계적인 경제침체 속에서 우리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며 ‘상생’은 중소기업이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요한 방안입니다.” 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살아야 우리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중소기업의 상생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상생 문화가 좀더 포괄적으로 확산돼야 할 필요성도 역설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수직적 협력만이 부각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것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 간의 수평적 협력, 해외와의 국제적 협력, 지자체와 중소기업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연계지원 협력도 중요합니다.” 중소기업과 상생을 위해 중진공은 역할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중소기업의 성공 파트너를 지향하는 중진공은 올해 중소기업 위기극복을 통한 우리 경제의 조기회복에 총력 매진해 왔다”며 특히 이를 위해 “중소기업 현장에서, 중소기업에 필요한 제도로 그리고 중소기업 시각에서 지원함으로써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직을 중소기업 현장 중심으로 운영하며, 중소기업과의 상시적으로 소통함은 물론이고 체계적인 소통채널도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중소기업과의 상시 소통을 통한 상생방안 모색을 위해 중진공은 주당 평균 2개 업체의 현장을 방문하고, 평균 1회의 CEO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체계적인 소통채널로는 중진공이 담당하는 중소기업 수출지원 업무의 의견을 체계적이며 정기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지난 6월 18개 지역에 ‘수출중소기업협의회’를 결성, 운영 중이다. 이 이사장은 “중소기업 현장에서 파악된 의견은 정책집행에 즉시 반영하고, 현장의견이 사장되지 않도록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가동 중”이라고 소개했다. 중소기업의 협력 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 펼친다. 이의 대표적 사업으로 ‘중소기업 간 협력 프로그램’ ‘중소기업 간 교류의 장’ 그리고 ‘해외기업과 협력기회 제공’을 꼽은 그는 “대학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창업촉진은 물론이고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기술을 중소기업이 활용해 기술경쟁력 향상과 새로운 사업을 개척할 수 있도록 연계지원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계획을 공개했다. 이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살아야 우리 경제가 살고, 중소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진공도 존재한다”며 “앞으로 늘 중소기업과 함께 호흡하겠다”고 중소기업과의 상생 확대 의사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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