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부터 독점 공급을 요청 받은 벤처기업. 하지만 더 넓은 세계를 향해 달콤한 제안을 과감히 거절한 벤처’. 광 조이스틱 하나로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크루셜텍 이야기다. 최근 세계 휴대폰 시장 핫이슈는 단연 스마트폰이다. PC와 닮아 ‘똑똑한 휴대폰’으로 불리는 스마트폰은 강력한 성능을 앞세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나 홀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휴대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가까이 하락한 반면 스마트폰은 작년 동기 대비 27%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뜨면서 새로운 기술적 과제가 등장했다. 바로 ‘사용자 편의성(User Interface)’ 문제다. 스마트폰이 PC 수준의 고성능을 보이긴 하지만 일반 휴대폰과 다를 바 없는 작은 화면에, 키패드 외엔 마땅한 입력 장치가 없어 적잖은 불편을 초래한 것이다. 크루셜텍은 이 점에 착안했다. 휴대폰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게 되면 새로운 입력 장치가 필수라고 판단하고 ‘광 조이스틱’을 개발한 것이다. 광 조이스틱은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해 휴대폰 화면 내에서 커서를 조정하는 초소형 장치다. 기술적인 개념은 간단했다. 광마우스처럼 무색 광원인 LED로 손가락 표면 이미지를 얻은 다음 그 이미지 데이터를 나노 광학모듈을 통해 이미지 센서에 전달한다. 이미지 센서에 출력한 데이터는 컴퓨터 마우스 커서와 동일하게 휴대폰에서 작동한다. 일반적인 광마우스의 원리를 역 이용한 것인 데, 쉽게 말해 휴대폰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초소형 마우스가 바로 광 조이스틱이다. 하지만 개발은 쉽지 않았다. 휴대폰에 들어갈 만큼 얇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광마우스 특허를 보유하고 있던 미국 기업도 일찍부터 시도는 했지만 상용화엔 실패하던 차였다. 크루셜텍은 2003년부터 광엔진 분야에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들여 마침내 2006년 세계 최초로 두께 2∼3㎜대로 광 조이스틱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2007년 즉각 시장에서 반응이 왔다.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에서 “광 조이스틱을 쓰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자사에만 “독점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단서가 있었다. 결단이 필요했다. 자칫하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사업이 피지도 못하고 채 위기를 맞게 될 지 모를 일이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더 큰 시장을 향해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단 신의를 지키기 위해 1년 정도 독점 공급한 후 다른 고객사를 찾아 나섰다. 자칫 위기가 될 뻔 했지만 선택은 옳았다. 위기 뒤 기회가 온다는 말처럼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샤프 등 굵직한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이 크루셜텍의 광 조이스틱을 잇따라 채택했다. 특히 가장 고가이자 전략폰인 스마트폰에 핵심 입력 장치로 크루셜텍 제품이 선택되는 성과가 잇따랐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대명사로 불리는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신모델에 제품을 공급하는 대형 계약도 체결해 크루셜텍 제품을 쓰지 않는 메이저 휴대폰 업체를 찾기 힘들 정도가 됐다. 기존 사업 아이템인 카메라폰용 플래시 모듈로 2007년까지 50억원대에 머무르던 매출은 광 조이스틱의 ‘대박’으로 작년 425억원까지 치솟았다. 안건준 사장은 “모바일 기기에서 입력장치의 중요성은 갈 수록 높아질 것으로 확신하고 세계 최초로 초소형 광 조이스틱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입력 장치로 우리 제품을 선택하는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초소형 광 조이스틱을 상용화한 기업은 전세계 크루셜텍이 유일하다.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이 크루셜텍을 찾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철저한 특허 관리로 진입 장벽도 쌓고 있다. 180여건의 국내 특허 중 100여건이 광 조이스틱에 관한 것이며 회사 내부에 지적재산, 특허, 소송의 업무를 전담하는 법무조직팀을 따로 두고 있다. 그 만큼 연구개발에 집중하기 때문으로 이 회사 전체 인력 400여명 중 100여명이 R&D인력이다. 안 사장은 “회사는 작지만 사람은 작지 않은 곳이 크루셜텍”이라며 “지난 몇 년 동안 개발비 100억원을 순수 인건비로 사람에게 투자할 정도로 우수한 인력들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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