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분석
‘시마무라’의 시선을 중심으로
들어가는 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은 자신의 실생활을 취재한 초기 작품과 허구에 의한 관념적인 성향을 띄고 있는 후기 작품1) 사이에 놓여 있으며, 그가 니가타 현 유자와 온천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설국』은 그가 취재한 내용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시마무라’라는 가상인물의 시선을 통해 재구성된 세계를 그리고 있다. 시점인물인 시마무라는 ‘자연과 자신에 대한 진지함을 회복’하기 위해 산행을 하다가 우연히 ‘고마코’라는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소설의 시작은 그가 다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설국 2)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후에 전개되는 내용 또한 설국 을 방문한 시마무라의 행적에 따른 것으로, 그의 시선에 비춘 ‘고마코’와 ‘요코’라는 여인의 삶과 이들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설국 의 자연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룬다.
이처럼 설국 의 세계는 철저하게 시점인물인 시마무라의 시선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설국』의 세계를 구축하고, 작품의 의미와 주제의식을 형상화한다. 따라서 작품의 분석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것은 ‘시마무라의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이루어진 『설국』에 대한 논의는 작품의 전체적인 의미와 주제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시선 자체에 대한 분석은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3) 그러므로 본 논의에서는 이미 이루어진 『설국』에 대한 주제와 의미 분석을 음(陰)으로 의식하면서 양(陽)으로는 ‘시선의 작용에 따른 등장인물의 존재양식’을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이를 위해 논의의 시작은 소설의 시점이 지니는 특징의 분석으로 하고, 이에 따라 표면화 되는 시선의 중층적 구조에 기반하여 ‘바라보는 자로서의 시마무라’와 이를 ‘다시 바라보기’와 같은 전략적 구성을 통해, 주체와 대상 사이의 관계를 매개하는 시선의 역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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