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때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 들어 국내 PCB 산업의 질적 도약을 이뤄내려는 의미 있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미래 유망 고부가 기판으로 꼽히는 ‘임베디드 PCB’를 지난해 말 국내 처음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연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제품은 4개 이상의 IC칩을 내장한 휴대폰·반도체용 임베디드 기판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도 아직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엿보인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동박적층판(CCL) 업체인 두산전자는 차세대 고부가 기판에 적합한 열변형·휨 특성과 박형·미세 회로 구현이 가능한 반도체 패키지 기판용 CCL를 개발 중이다. 남동기 두산전자 연구소장은 “결국 소재가 PCB 특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반도체 칩의 기술 발전 속도를 반드시 맞춰야 한다”면서 “적어도 몇몇 기술적 특성에서는 일본 쪽 소재와 대등한 수준에 올라왔으며, 1∼2년 안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페타시스는 고다층 PCB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와 알카텔-루슨트, 최근에는 미국 ‘텔랩스’까지 대규모 양산 공급에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지난해에는 시스코가 주는 ‘올해의 부품 협력사’ 상을 받기도 했다. 남들이 휴대폰·가전 등 범용 PCB 시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사이, 슈퍼컴과 네트워트 장비 등 고부가 시장 개척에 주력한 결실이다. 최근에는 정부나 협회에서 PCB 업계를 적극 지원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지식경제부는 차세대 고부가 기판 기술 확보에 국책 과제를 지원하는 동시에, 이르면 다음달 업계가 공동 활용할 수 있는 신뢰성 평가인증 시스템 구축 등을 골자로 한 ‘PCB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는 지난 2003년 설립된후 기술표준원 간사기관으로 국제표준화(IEC/TC91)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금까지 국내 PCB 업계에서 13건의 세계 일류화상품을 도출해 낸 바 있다. 또 전 세계 전자회로산업협회와 연계, 업계를 대상으로 국내외 PCB 시장에 대한 정확한 통계 조사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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