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 후보지 선정을 놓고 전국 10개 권역 간 과열 양상으로 치달았다. 어느 곳으로 결정되든지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21일 전국 시도 및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10개지역 14개 지자체가 제안서를 내놓고 사활을 건 막판 유치전을 폈다. 지역마다 자신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나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지역 이기주의까지 드러냈다. ◇첨복단지 도대체 뭐길래?=전국 지자체가 사활 건 ‘혈투’를 벌이는 첨복단지는 정부가 오는 2038년까지 총 5조6000억원(시설운영비 1조8000억원, 연구개발비 3조8000억원)을 들여 신약 개발센터와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 등을 100만㎡ 규모로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참여정부 때부터 추진한 프로젝트지만 지역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후보지 선정이 지연됐다. 후보지 선정에 강원(원주), 광주·전남(광주진곡), 경기(광교), 대구·경북(신서동), 대전(대덕), 부산·울산·경남(경남양산), 서울(마곡), 인천(송도), 충남(아산), 충북(오송) 등 10곳이 지원했다. ◇지자체들 “일단 따고보자”=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워낙 클 것으로 예상되다보니 이를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별 다양한 전략만큼이나 다른 지자체를 견제하는 목소리와 함께 소문도 엄청나다. 대구와 경북 등지에선 벌써 역차별론이 고개를 들었다. 대통령 고향이 영남권이기에 오히려 유치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소문이 파다한 것.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부산, 울산, 경남 3개 지자체가 연합해 경남 양산을 후보지로 미는 동남권 또한 이번에 못딸경우 3개시도가 한꺼번에 망신 당할 것에 조바심을 냈다. 신약개발과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3개 분야로 나뉘어 지역별로 선정될 경우 최소한 서비스 부문이라도 가져와야 체면치레를 할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전시도 이유는 다르지만 대구와 부산처럼 역차별을 받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시는 인프라 측면에서 국내 지자체 중 가장 우수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지만, 지자체별로 나눠주기식 양상으로 흐를 경우 다른 첨단 분야의 투자가 활발했던 대전이 역으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느 지역이든 ‘못 따면 망신살’ 구조로 가면서 지역간 위화감과 반목은 물론 정부 결정에 대한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최종 선정은 다소 늦어질 듯=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이달 말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평가단을 선정, 결재해야 할 한승수 국무총리가 19일부터 27일까지 해외 순방에 나서는데다 현지 실사 과정과 최근의 혼란스런 정세 등을 감안할 경우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선정 일정이 촉박하다는 지자체 요구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늦어지더라도 7월을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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