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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Review] MP3플레이어-애플 앞섰던 `종주국 자존심` 되찾는다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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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Review] MP3플레이어-애플 앞섰던 `종주국 자존심`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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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 공항 청사 정면에 붙어 있는 광고에 IT 업계가 깜짝 놀랐다. 광고 내용은 단순했다. 사과를 한입 깨무는 사진이 전부였다. 이 광고는 세계 주요 도시의 공항, 고속도로, 도심 옥외광고에 빠짐 없이 내걸렸다. 광고를 내건 주인공은 아이리버 전신인 레인콤. 세계 시장을 놓고 애플과 경쟁하던 당시,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장을 제패하겠다는 아이리버 의지를 표현한 광고였다. 그게 국내 업체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비교 광고’에 전혀 반응이 없던 애플은 시장에서 저력을 보여 주었다. ‘아이팟’을 무기로 세계 MP3P 시장을 주도하던 국내 업체를 차례차례 꺾으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부동의 1위’에 올라선 것이다.
 우리나라와 ‘MP3 플레이어’ 인연은 각별하다. 그만큼 아쉬움도 많다. 지난 1998년 처음으로 MP3 플레이어 제품을 개발한 게 바로 대한민국이다. ‘MP3 종주국’인 셈이다. 1998년 ‘엠피맨닷컴’은 디지털 음원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P를 처음으로 내놨다. 세계 MP3P 시장을 연 것이다. 당연히 초기 시장은 온통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었다. 불행히도 그 영광은 채 3년을 가지 못했다. PC업체로만 알았던 애플이 2001년 하드디스크(HDD)형 제품을 내놓으면 시장 주도권을 뒤바꿔 놓기 시작했다. 애플은 이어 ‘아이튠스’로 디지털 오디오 분야에서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얼추 10년이 흐른 지금. 이제 MP3 제품은 카세트·CD플레이어에 이은 차세대 휴대형 오디오 제품으로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종주국인 우리는 안타깝게도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MP3P 시장 ‘1강 5약’ 구도에서 ‘5약’에 만족하고 있다. 애플은 2위 업체와 격차를 더 벌리면서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해 확실한 수위에 올랐다. 결국 나머지 시장을 놓고 국내와 대만 업체가 싸우는 상황이다.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애플 독주는 더 눈부시다. 아이튠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75%에 이른다.
 ‘애플 독주’에 자존심을 구겼던 국내 업체가 종주국 위상을 다시 찾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국내 업체는 MP3P 고유 경쟁력인 ‘음질’에서 승부처를 찾고 있다. 기존 제품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파일로 음원을 쉽게 내려받는 ‘편의성’ 중심이었다. 시장이 성숙한 지금은 MP3 단말기의 본래 목적인 ‘소리’에서 고부가가치를 찾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국내 기업은 음질 차별화와 네트워크 기능으로 전열을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아이리버는 MP4P 제품 ‘B30’에 SRS의 새로운 음장 기술인 ‘SRS CS 헤드폰’을 탑재해 기존 제품보다 훨씬 입체감과 공간감이 살아 있는 음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SRS CS 헤드폰 음장은 입체음이 살아 있는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 이 회사 김군호 사장은 “기존 MP3P 제품에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해 생명력을 불어 넣겠다”고 강조했다.
 코원도 MP3P 제품 본질인 음질에서 기본기를 탄탄히 갖추면서 해외를 겨냥하고 있다. 코원은 지난해 말 BBE+ 음장 기술을 MP3P 제품 ‘S9’에 처음 적용해 실감나는 음질을 선보였다. 박남규 사장은 “해외에서 코원의 기술력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음질’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 지난해 10월 이후 자사 제품 ‘Q1’ ‘P3’에 독자 음장 기술 ‘DNSe 3.0’을 탑재해 원음에 가까운 음질을 구현했다. ‘오디오 업스케일’ 기능은 MP3 파일이 압축하며 발생하는 음원 손상 영역을 복원해 CD에 버금가는 음질을 제공한다. 이 회사 송주호 상무는 “새로운 디자인과 인터페이스·음장 기술로써 삼성만의 이미지로 세계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 MP3P 시장은 2002년 1300만대, 2004년 6500만대에 이어 2008년 1억800만대에 달해 꾸준히 성장하다가 올해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은 2007년 이후 180만∼200만대 규모로 성숙기에 진입했다. 게다가 전체 산업계는 미국발 금융 위기 직격탄을 맞으면서 분위기가 침울하다. 그러나 위기 속에 기회가 있게 마련이다. 위기에 강한 국내 업체가 2009년 지금 전열을 새롭게 정비하는 배경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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