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죽음을 이다지도 쉽게 만들었나.
- 열녀전 의 유교 이데올로기와 여인들-
이야기라는 것은 단순히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이야기는 그것이 생겨나게 된 계기와 배경이 있기에 문학에는 사람들의 경험, 생각과 느낌, 사고, 가치관과 윤리관이 드러난다. 일제강점기에 조선 총독부가 효과적인 지배를 위해 조선의 이야기와 민담들을 모았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특히 옛 이야기들을 읽는 작업은 이야기들이 창작된 당시의 윤리관과 가치관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흥미롭다. 어떤 것들은 극명하고 명백하게 드러나기도 하고, 때로는 은밀하게 숨어있기도 하다.
유교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기에 만들어지고 유포되었던 각종 열녀전에서 옛 여인들에게 적용되었던 윤리와 규범들의 실체를 포착할 수 있다. 오늘날의 이야기들에 비해 열녀이야기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여인들이 ‘쉽게’ 죽음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목을 메기도 하고, 물에 뛰어들기도 하고 벼랑 아래로 뛰어들기도 한다. 그녀들이 죽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일말의 망설임 없이 단호하게 자살해 버리는 극단성을 보여준다. 이들은 이렇게 극적인 수단으로 ‘절개가 곧음’을 대사회적으로 선언하고 ‘열녀’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무엇이 죽음을 이다지도 쉽게 만들었을까. 그녀들에게 죽음 이상으로 가치 있는 무언가가 존재했을 것이다. 현문혁의 처 와 강호문의 처 문씨 이야기의 여인들은 정절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향낭전 에서는 남편과 친정 모두에게 버림받은 향낭이 갈 곳이 없어지자 외숙들의 재가하라는 권유를 무시하고 죽음을 선택한다. 시집 두 번 가서 열녀 된 여자 의 주인공은 두 지아비를 섬겼기 때문에, 남편의 나병 고치고 자살한 열녀 남편 이외의 남자와 관계를 맺었다고 자살한다. 이 ‘열녀’들이 각기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 그들에게는 정조-신체적인 순결을 지키는 일-가 문제였던 것이다. 그것은 생명보다도 우월한, 절대적인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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