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활성화 대책 마련을 잠정 유보키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올해 말 자본잠식에 들어갈 업체가 나올 수 있는만큼 더욱 조속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9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실무진 차원에서 마련한 DMB 활성화 대책 초안을 지난 주말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간담회에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일단은 시간을 두고 내용을 좀 더 검토해보자’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방통위 관계자는 “DMB 활성화 대책은 언제까지 완성하겠다고 시한을 못박아 추진하는 사안이 아니다”면서 “아직까지는 내부 논의 단계로 여러 가지 방향을 좀 더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속한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했던 업계는 일단 방통위의 이 같은 ‘숙고’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6개월 이상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나온 초안을 놓고 최고위층에서 재검토를 지시한 것 자체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업계의 자구책만으로는 사업자 회생에 한계가 있고 현 상황에서는 정부의 지원책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동안 지상파DMB 업계는 단말기를 신규로 채택할 때 일정액을 받는 ‘개통비’ 허용을 요구해왔다. 1, 2만원 정도의 개통비로 시청자에게 월 500원 정도를 부담시키고, 업계는 연간 30억원가량의 수입을 얻게 하는 안이었다. 업계는 부가수익금을 회사 운영자금이 아니라 음영 지역 해소나 설비 투자 등 공익성을 감안해 사용할 것이라는 점도 밝혀왔다. 위성 DMB사업자인 TU미디어는 △모바일쇼핑 방송 허용 △전파 사용료 완화 △KBS 1TV 의무 재전송 △방송발전기금 감면 등을 정부에 건의해 왔다. 업계에서는 방통위가 보편적·무료 서비스로 시작한 지상파DMB의 부분적 ‘유료화’에 특히 부담을 갖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는 사업 초기 시장 전망 예측이 잘못된 부분에는 업계와 함께 정부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시각이다. 지상파DMB 업체 고위 관계자는 “DMB사업자 일부는 현재 상황이면 연말까지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다”며 “이에 따른 피해는 방송사업자 외에 시청자, 중소 장비업체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만큼 무엇보다 조속한 정부 조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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