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일줄 모르며 치솟던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부실률 상승세가 지난달 최악의 경기에도 불구, 소폭 하락했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등급을 낮추고, 긴급 정책자금을 쏟아부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실률은 양 기관이 보증한 업체들이 부도 또는 자금난으로 인해 채무를 불이행하거나 불이행 우려가 높은기업 비율이다. 작년 10∼12월 5%대의 부실률을 나타냈던 신보는 1월 9.0%로 급등했다가 2월 8.2%로 낮아졌다. 기보는 지난해 9월 4.9%를 시작으로 10월(5.6%), 11월(5.8%), 12월(6.1%), 올 1월(8.2%)로 꾸준히 늘다가 2월 7.6%로 하락했다. 벤처산업협회가 벤처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조사해 8일 발표한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에서도 중소기업이 자금난에서 조금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부문 역시 1월 실적지수가 54에서 2월 58로 나아졌다. 자금 전망 지수 역시 2월에는 73이었으나 3월은 81로 크게 개선됐다.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상황이 좋은 것, 아래일 경우 나쁜 상황이다. 자금 사정이 나쁘지만,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기업들이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달 신용보증기관이 지원대상 신용등급 대폭 하향 조정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보와 기보는 대상 신용등급을 각각 15에서 18등급(신보)과 6에서 8등급(기보)으로 낮췄다. 신보를 기준으로 과거 16∼18등급은 지원대상이 아니었으나 등급 하향조정으로 보증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중진공 등 대표적인 정책자금 지원기관들이 대거 자금을 쏟아부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진공은 지난해 매달 2000억원 안팎을 지원하다가 1월 3800억원, 2월 5400억원 대폭 지원 규모를 늘렸다. 하지만 이같은 2월 부실률 하락과 관련해 정부의 긴급자금 수혈로 인한 효과이기에, 1년 만기 보증이 돌아오는 내년에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부분 기업들이 1년 후 외부요인이 개선되면 체질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을 것”이라며 “지원과 동시에 모니터링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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