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센츄어가 수년간 고성과 기업(하이 퍼포먼스)을 연구한 결과 이들 기업의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고성과 기업은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이미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위기 상황에 대응하며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액센츄어는 고성과 기업의 특성 가운데 중요한 14개 트렌드를 추려냈다. 14가지 트렌드는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들이다. 사회 전반의 변화,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한 경영 등은 IT가 기술로서 갖는 의미보다는 현재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충족시켜주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회에 소개한 7개에 이어 나머지 7개 트렌드를 소개한다.
8. 탈국가, 탈지역의 거대 자본 유입 세계 금융자본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국영 자본이다. 최근 중국투자회사와 싱가포르투자정부는 진보된 트랜잭션을 통한 위험분산 방법을 구사하며 서양 은행이 직면한 유동성 문제를 면할 수 있었다. 석유 수출회사와 동아시아 국가는 수출과 수입 거래를 효율적 분리하는 방법으로 잉여자원을 가진 나라를 공략, 추가 자본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도이체방크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직접 외환투자가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러시아 기업들의 글로벌화는 석유, 가스, 금속산업 등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다. 이 같은 경향은 이종산업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로 큰 노르웨이 국민연금은 자본 시장의 통합을 기화로 유럽 증권거래소 1%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다. 이후 국민연금이 투자할 수 있는 범위는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로까지 확대됐다. 기업은 대규모 자본을 국내나 지역에서만 조달하지 않는다. 이제는 해외 자본을 유치하는 것도 일반화됐다. 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기업은 해외 자본 유치에 더욱 개방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사모투자회사, 해외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환율 유동성, 교직원 연금자산, 몇몇 새롭고 강력한 국영 자본 등으로부터 비교적 쉽게 자금을 모으고 있다.
9. 새롭고 더 나은 인프라에 대한 높은 기대 여러 선진국은 도로나 교량, 도시기반 확충 등 사회간접자본 확대에 관심을 기울인다. 여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므로 기업이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은 그만큼 늘어났다. 프랑스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업체 아레바는 향후 22년 동안 48개의 전력 발전소를 새로 지을 계획이다. 점점 증가하는 전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 화석 연료를 대신할 대체재가 필요했고, 환경파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원자력 발전이 주목받은 결과다.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수도공급시설의 확충과 폐수 처리 인프라는 또 다른 시장이다. 기존의 낙후된 시설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으며 그 결과 환경 문제를 야기하기에 이르렀다. 기업과 국가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처하면서 안전하고 재활용이 가능하며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대체재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수도관과 펌프, 밸브, 자동화, 제어기기와 같은 관련 장비가 부상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는 글로벌 수질 관련 자금을 운영해 2025년까지 매년 약 7%씩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흥 경제 도상국에서는 선진국과 달리 개발 단계부터 환경을 고려한 사회간접자본의 설계가 가능하다. 환경을 고려한 기술들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며, 낡은 기술보다는 신기술을 도입해 선진국의 전철을 밟을 필요가 없게 됐다.
10. 진보하는 정부 제공 서비스 기술 발달은 정부의 민원 서비스 대응을 더 빨리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수요자 측면에서 보면 기술은 사람들이 서비스의 내용을 신속히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고, 정부에 보다나은 서비스를 요구하게 했다. 반대로 공급자 측면에선 정부기관이 더 많은 정보와 더 나은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분석툴 등의 기술을 찾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국민이 정부 기관에 질문, 의견 제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 처리 등을 과거보다 공격적으로 드러내는 추세다. 과거와 달리 인터넷이라는 창구를 통해 이러한 것들이 가능해졌다. 정부 기관은 시민의 요구에 효율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뉴욕시는 웹 포털을 통해 시 당국이 추진하는 도로 개보수, 개발 등 다양한 사업에 대한 성과 및 진행사항을 수시로 시민들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은 연방 노동부가 ‘현황 파악 보조’툴을 이용해 실업률을 자동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업데이트는 데이터 품질을 향상시키고 노동 시장을 통계적으로 측정하는 업무를 대신해 준다. 이러한 효율적 진보는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며 공공기관이 대민서비스 향상에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해준다. 영국 경찰은 범죄 예방을 위해 관련 인물들의 데이터 분석에 첨단 시스템을 사용한다. 영국경찰청장은 “각각의 범죄 유형 및 연관성을 조사하는 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범죄자 검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11. 신흥 시장에서 싹트는 소비자 의식 개발도상국 소비자조차 유행에 민감하다. 인터넷이 세계 각국의 경계를 허물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고성과 기업은 새로운 소비자와 신규 수요가 있는 타깃 제품들을 생산하고 설계한다. 고성과 기업들은 불특정 다수를 위한 대량 생산이 아니라 고객을 세분화해 소수 고객들의 수요에 맞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경영방식은 회사에 더 큰 이익을 안겨준다, 서류를 보관하는 바인더 클립은 전통적으로 검은색이었다. 이를 다양한 색깔로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을 때 뜻하지 않게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검은 클립당 벌어들이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여기에 색깔이라는 가치를 더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크기까지 다양화하면서 판매를 더 늘릴 수 있었다. 검은색 바인더 클립이었을 때, 이 제품은 사무용품 중의 하나에 불과했지만 여기에 색깔과 모양, 크기라는 변화를 주면서 구매층이 확대된 것이다. 개인화의 욕망은 강력한 경제력으로 이어진다.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는 기정 사실로 자리 잡게 됐다. 특히 신흥 시장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2004년 일본의 자동차 액세서리 소매점 ‘옐로햇’은 중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이 회사는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를 고객의 기호에 맞게 개조하는 일을 했다. 옐로햇은 점점 더 많은 중국 고객들이 개인화된 수요와 기호를 요구하며 이를 충족시킨 맞춤 제품을 요구할 것이라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고성과 기업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고객 지향적’이라는 점이다. 이들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 맞춤형으로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액센츄어의 글로벌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4분의 3 이상의 고객들도 긍정적인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 지속적으로 성공할 것으로 나타났다.
12. 믿을 수 있는 정보와 조언 제시 과거에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제한적이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인터넷으로만 기사를 올리는 매체들도 다양해졌으며 커뮤니티 사이트나 블로그도 새로운 정보획득 및 교환 창구로 등장했다. 기업들은 제품 커뮤니티의 의견에 귀 기울여 고객들의 불만에 대한 진솔한 경험을 들을 수 있으며, 이를 제품 설계에 반영하는 등 마케팅에 유용하게 활용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유아용품의 마케팅 사이트로 알파맘들의 블로그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을 통해 불량제품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제트기 엔진 제조사인 롤스로이스그룹이 품질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명성을 장기간 쌓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역시 정확하고 폭넓은 정보와 조언이었다. 롤스로이스그룹은 주요 항공사들과 맺는 서비스 계약과 엔진 판매계약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이 여기에서 나온다고 확신한다. 포레스터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여행자들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여행과 관련한 정보를 웹사이트의 사용자 리뷰를 보면서 습득한다. 이들 여행자는 먼저 여행한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담, 항공료나 숙박 정보 등이 여행사 소개자료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13. 제품은 무료, 서비스는 유료 과거에는 물건을 만들어 파는 기업들이 오직 ‘제품’만을 판매해 매출을 올렸다. 이익은 제품 판매의 효율성을 통해 좌우됐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팔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미 몇몇 기업은 제품을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그에 따른 서비스만을 과금하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 시장에 적용한 사례도 있다. GM과 포드는 각각 온스타(Onstar)와 윙캐스트(Wingcast)라는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자동차를 무료로 제공한다. 3년 동안 차를 사용하며 월 사용료를 지급하는 서비스다. 단순히 차량만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차와 연관된 부가 서비스를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일반화된 내비게이션을 통한 길안내 서비스, 위성통신과 연계한 위치서비스 및 교통사고 시 응급의료진에 정보를 전달해 빠른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 등을 의미한다. 서비스의 내용은 점점 더 추가돼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14. 아프리카, 신흥 소비시장으로 부상 아프리카는 개발 정도가 낮고 정치·사회적 불안요소가 많아 투자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떨어지는 대륙이었다. 그러나 오늘 날에 와서는 시장접근 방식이 달라지고 더 나은 자원관리 시스템이 출현하면서 아프리카는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담한 투자자에게 더 이상 정치·사회적 불안 요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충분히 해결가능한 위험 정도로 인식된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무장폭력을 비롯한 갈등요소는 줄어들었고, 가난과 기아가 감소하며, 고급인력은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개발 속도가 기대치를 넘어선다해도 비즈니스 리더에게는 놀랄 만한 사건은 아니다. 아프리카 수단의 높은 수출 성장성, 세계 우라늄 광산으로 부상한 말라위의 출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안정적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아프리카 많은 나라들은 인재 양성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 실제 인도는 아프리카 현지 프로젝트에 현지 인력을 발굴해 사용 중이다. 인도 타타그룹은 자동차, 병원, IT산업에 800만달러가량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투자금은 남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고급 호텔, 남아프리카의 철강공장, 남아프리카의 자동차 조립공장에 쓰인다. 이 지역에서 콜센터 아웃소싱을 본격화하게 되면 다른 비즈니스 프로세스 활동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남아프리카에서 1만명의 사람들은 2007년 말부터 이들 콜센터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수요가 많은 보츠나와에선 인재도 많아 타 지역에 비해 2배가량의 급료를 받고 있다. 케냐의 콜센터 회사인 켄콜은 연방 왕국과 미국에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의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시장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업체뿐만 아니라 좋은 벤더들을 위해서 인프라 개발과 고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경쟁자가 적은 통신 서비스 분야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동통신사인 보다폰의 경우 케냐에서 M-PESA 휴대폰 뱅킹을 시작하면서 크고 작은 서비스를 추가해 많은 고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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