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자가 LCD 광학필름 후발 주자의 열세를 극복하고 마침내 세계 최대 패널 메이커인 삼성전자를 뚫었다. 지난해 하반기 LG디스플레이에 처음 납품을 시작한데 이어 시장 공세를 펼칠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LCD 광학필름 시장은 이미 전문업체인 신화인터텍·미래나노텍과 SKC·코오롱·LG전자·제일모직 등 전통 대기업들이 선점한 가운데, 두산·웅진·화승 등 후발 대기업들이 가세해 과열경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재편의 변수로도 해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전자는 다음달부터 삼성전자에 대형 LCD TV용 프리즘 필름을 양산 공급키로 하고, 최근 46인치 1개 모델에 대해 제품 승인을 획득했다. 이에 앞서 두산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에는 일부 소량이기는 하나 납품을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두산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조달하는 전체 모니터용 LCD 패널의 프리즘 필름의 1%, 32인치 이하 TV용 프리즘 필름의 5%를 각각 차지했다. 두산전자가 LCD 광학필름 사업을 시작한뒤 중국 비오이 등 군소 LCD 패널 업체에는 공급한 바 있지만 LG·삼성을 고객사로 확보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 최대 LCD 패널 메이커이자 대형 LCD TV용 광학필름을 공급키로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산전자 관계자는 “46인치 1개 모델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LG를 축으로 광학필름 사업을 본격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프리즘 필름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기업과 전문업체들이 난립한 가운데 후발 주자들도 계속 진입함으로써 가격 경쟁이 가장 심각한 품목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처럼 시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LCD 패널 업체들의 원가 인하 압박이 더해 마진률은 원가 이하로 떨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광학필름 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가동률이 추락한 상황에서 단가 인하 압박까지 고려하면 단일 프리즘 필름만으로는 이미 시장성을 상실했다”면서 “공장을 놀릴 수도 없고 팔면 팔수록 적자인 딜레마”라고 전했다. 실제 두산전자는 삼성전자에 납품하기 위해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가격 공세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산전자가 공격 영업을 강화할 경우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광학필름 업계에서 올해 사업 철수를 선언하는 곳이 나타나는 등 시장 재편의 변수로도 등장할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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