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올라가는 증시에 현혹되지 마세요.” “주가가 갑자기 빠지면 주식을 사고 너무 오르면 주식을 처분하세요.” “앞으로 다가올 기회에 대비하시는 게 현명합니다.” 불황기 강남 큰손들도 움츠려 들었다. 모험성이 강한 투자보다는 채권이나 금, 주가연계증권 등 안전성이 높은 대상에 투자하고 있다. 자산가들이 대거 몰려있는 강남 지역의 자산관리 매니저(PB)들은 당분간 안전자산 투자를 권유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갈치 펀드(세토막), 고등어 계좌(반토막)’에 쓴 맛을 본 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귀뜸했다. ◇안범찬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강남지점 PB는 “최근 들어 금리인하로 은행 금리가 4%대로 낮아지면서 채권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단기금융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성향도 기업 투자자금이 줄어든 반면 부동산이나 경매로 재미를 본 자산가들이 증권사 PB 지점을 찾는다고 전했다. 기업 자금 상황에 비해 개인투자자들의 주머니는 아직 여유가 있기 떄문이다. 최근 들어 이 회사의 명품PB 강남지점을 찾는 고객도 기업 중심에서 개인 자산가 위주로 변하고 있다는 것. 또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나 주부의 발길도 뜸해졌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며 기업 실적이 언제 회복될지 알 길이 없다고 판단, 금, 채권, ELS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두드러지고 있다. 고규현 삼성증권 갤러리아 지점 PB는 “위험 요소가 높은 해외투자펀드는 자취를 감추었지만 ELS 등 안전상품에 대한 문의와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 큰손들은 최근엔 회사채 금리가 8% 안팎으로 여전히 높아 최근 안정화된 금리에선 매력적이고, ELS는 코스피지수가 반토막 날 확률도 크게 줄면서 위험은 감소하고 11∼12%대 수익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이 제로금리를 시행하면서 미국 달러도 믿을 수 없다는 투자자들은 금 등 실물자산을 선호한다. PB들은 향후 투자전망에 대해서 다소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경기가 하강하며 기업 실적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증시 회복이 2∼3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있을 정도로 시장이 안개 속에 놓여 있는 탓이다. 김선만 대우증권 자산관리센터 잠실 센터장은 “증시가 당분간 1100∼1200선을 오르내리는 박스권 장세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 실적이나 제조업 지수 등 투자지표가 회복세를 나타내기 전까지는 공격적인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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