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정신지체라는 말은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사용되어 왔다. 그전에는 정진지체라는 용어 대신에 정신박약이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었다. 박약(薄弱)이라는 말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능력이 태어날 때부터 없거나 있어도 매우 적은 상태가 고정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체(遲滯)라는 말은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매우 느리게 나타난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정신지체라는 말 속에는 늦더라도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인내의 자세가 숨어 있다. 이러한 믿음은 적극적으로 교육의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신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비록 현실적으로 피교육자가 교육목표에 도달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은 방법의 실패일 뿐이요, 교육 그 자체의 실패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정신지체아 교육의 현실과 과제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특수교육의 전반적인 이해를 하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신지체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은 분명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과는 달라야 한다. 이들의 교육과정이 일반아동에게 적용되는 교육과정의 수준을 낮추고 내용을 생략한 교육과정(watered-down curriculum)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는 장애아동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한 교육과정으로 보기는 힘들다. 물론 교육방법의 개선과 혁신으로 정신지체아동도 어느 정도 교과적 지식이나 기능의 획득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지닌 장애와 발달의 지체는 교과중심 교육과정의 적용에 많은 어려움을 수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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