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이 최근 급등하며 본격 회복 국면에 돌입했다는 분석과 시기상조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1월 상반기 1Gb D램 고정거래 가격은 0.81달러로 12월 하반기 대비 변동이 없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일단 지난 4개월 반 동안 D램 고정거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기 때문에 이달 초 D램 고정 거래 가격 하락세가 멈춘 것을 매우 의미있는 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증시 약세로 소폭 하락세를 탔지만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주 동안 D램 현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9일 기준 D램 현물 가격(0.85달러)이 1월 상반기 D램 고정거래 가격 0.81달러를 상회해 D램 고정거래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근 D램 가격 안정이 공급 축소에서 비롯됐지만 이달에도 대만업체들이 D램용 웨이퍼 투입량을 축소해 3월까지 반도체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MP3플레이어와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낸드 가격도 1월 상반기에 20.3% 폭등했다. 낸드 가격 폭등은 도시바와 샌디스크가 이달부터 30% 가량 감산에 들어간 데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재고 소진에 나섰던 유통업체들이 재고 구축을 재개했고,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고용량 채택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낸드 역시 공급업체가 공급량을 축소하고 있고 소폭이나마 수요 증가가 동반돼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이와 관련 “삼성전자 주가가 소폭 하향세지만 1분기 최악 시점을 지나 2분기 이후 실적개선과 함께 내년에는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점쳐져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은 최근 부쩍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추세전환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전망도 만만찮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요 둔화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반종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가격 상승은 중국 춘절에 따른 일시적인 수요 증가와 대만업체 감산에 따른 것으로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에 이르다”고 밝혔다.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며, 수요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과거 10년간 평균 14.4% 증가했던 4분기 PC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4% 감소했고 PC당 D램 장착량도 2% 증가에 그쳤다”며 “본격적인 반도체 회복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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