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시장에선 인텔이 매출과 점유율면에서 17년째 선두를 유지하는 등 비메모리 업체들은 비교적 선방한 반면 메모리 업체는 수익성 악화 및 수요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2008년 반도체 분야 시장현황과 1위부터 10위 기업까지의 성적표 등을 정리해 발표했다. 우선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전체 규모는 지난 해보다 4.4%가 감소한 2619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눈에 띄는 점은 비메모리 업체들의 선방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톱10 기업 중 비메모리 업체들만이 매출액면에서 지난해 대비 향상된 성적을 냈다.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1년 전보다 매출이 늘어난 기업은 인텔, 퀄컴, NEC일렉트로닉스 등 3개사뿐이다. 특히 퀄컴은 올해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연간 15.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올해 64억6300만달러의 매출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위에 머물러 있던 업계 매출순위도 올해 톱10 진입은 물론 세 계단이나 상승했다. NEC일렉트로닉스도 퀄컴 다음으로 높은 연간 5.3%의 매출신장률을 보이며, 지난해 12위에서 올해 10위로 뛰어올랐다. 이에 반해 메모리 비중이 비교적 높은 하이닉스반도체, 인피니언테크놀로지(키몬다 포함) 등은 수요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각각 -29.7%, -20.8%의 매출성장으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톱10 가운데 매출감소율이 20%선을 넘어선 기업은 이들 뿐이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12.5%가 감소한 179억달러로 2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인텔과의 격차는 지난해 133억3600만달러에서 올해는 162억8700만달러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빅10 반도체 기업 가운데 지난해보다 순위가 상승한 곳은 퀄컴, NEC일렉트로닉스 외에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르네사스테크놀로지 등으로 비메모리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다. 반대로 순위가 하락한 기업은 인피니언테크놀로지, 하이닉스반도체 등 메모리 비중이 큰 업체인 것으로 분석돼 지난해 이후 지속되고 있는 메모리 시장 침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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