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2009년 IT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는 가운데 IT 기업들은 탈출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블루오션, 신흥시장 등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하겠지만 이 또한 불확실하긴 마찬가지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의 IT 담당임원을 만나 자신 있게 IT 투자의 가치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투자대비성과(ROI:Return on Invest)다. IT ROI는 이미 비용 절감으로 입증됐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비용 절감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들은 IT를 통해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했고 이를 위해 혁신(innovation)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동안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업이 무엇을 얻었는지 꼼꼼히 따져볼 때다.
마커스 본 엥겔 액센츄어코리아 SI&T그룹 전무 marcus.von.engel@accenture.com
#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도 없다 액센츄어의 IT 트랜스포메이션 프루프 포인트(IT TPP:IT Transformation Proof Point)는 IT가 비즈니스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된다. IT TPP는 기업의 IT 전략과 거버넌스 로드맵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측정하고, 측정된 결과물을 무조건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과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깊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IT 투자와 IT 프로젝트를 결정할 때, 목적을 명확히 하고 그에 부합하는 계획을 단계적으로 수립한다. 명확한 목적과 구체적인 계획은 성공을 위한 필수요건들이다. IT 투자와 IT 프로젝트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 사후관리가 더 중요할 것이다. 어떠한 결과를 얻었고, 그 결과 조직에 미치는 변화는 무엇이며 계속해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후관리는 측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올 1월에 발표한 액센츄어의 두 번째 글로벌 고성과 IT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고성과 기업들은 고성과 지표로서 기업이 어떻게 IT를 혁신했고 IT를 활용(execution)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측정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고성과 기업(high performance business)은 ‘매출, 수익성장률, 주주가치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경쟁사 수준을 상회하는 기업’으로 환율 변동, 경기 침체 속에서도 다른 기업들보다 높은 성장을 기록 중이다. 일반적으로 고성과 기업을 위한 고성과 IT는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시스템 결정보다는 시스템 구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또 명확한 성과 측정 기준으로 관리하며 고객, 임직원, 공급 업체들과의 상호작용 중 많은 부분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액센츄어는 2001년과 2008년을 비교했을 때 임직원 수는 2.5배가량 늘었으며, 매출은 2배 증가했다. 2001년에는 글로벌하게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수가 600개, 지역별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1500개가 넘었으나 현재는 각각 356개, 195개로 줄었다. 또 과거에는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했으나 현재는 91%까지 성과를 측정할 수 있다.
# IT를 비즈니스로 인식하라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IT를 기술로서가 아닌 비즈니스’로 보고 이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액센츄어는 IT 전략과 IT 거버넌스를 토대로 서비스를 관리하고 성과를 측정했으며 전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해왔다. IT 전략은 강력하게 중앙집권화된 IT 거버넌스를 창출하며 IT 운영 모델을 바로 시장 전략에 적용하도록 해준다. 또 관리된 서비스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로서 IT를 운영한다. 다양한 리소스와 적은 비용으로 업무 전략에 초점을 맞추며 운영을 통합하며 표준화하고 한곳으로 집중시켰다. IT 성과 측정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증진시켜 IT와 현업 간의 괴리감을 상쇄하고 있다. 오늘날 액센츄어의 힘은 IT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규 IT 투자 비중은 늘리고 고정 IT 비용 비중은 낮췄으며,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전달하기 용이하도록 IT 인프라 기반을 갖췄다. 전 세계 액센츄어 임직원들은 단일한 기술 플랫폼으로 혼란스럽지 않은 기술 환경 속에서 일할 수 있으며 M&A로 신규 회사와 합병한다 해도 IT 시스템의 통합이 용이하도록 돼 있다. 북미 지역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많은 대규모 M&A가 진행돼왔다. IT 벤더건 일반 기업이건 이제 M&A는 비즈니스 환경의 일상이 될 정도로 많이 일어나고 있다. 기업들은 M&A 이후 서로 다른 문화, 사람 그리고 IT 환경을 어떻게 조화롭게 통합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또 당장 M&A 계획이 없다 해도 미래의 M&A를 위해 유연한 IT 시스템을 준비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가 바로 IT를 기술이나 지원 업무가 아닌 중요한 비즈니스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 IT와 현업 간의 지속적인 소통
무엇을 어떻게 측정할지 논의가 끝났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 보자.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자동화, 객관화해 산출물을 얻어내고, 이를 측정하고 잘 관리한다 해도 기업 내부의 구성원들이 이를 인정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면 ‘열매’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IT와 현업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야 말로 IT IPP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액센츄어는 IT TPP로 산출물을 얻고 이를 구성원들과 꾸준히 논의한 결과, 지난 2004년에 액센츄어 직원 한 명에게 투입된 IT 비용을 2001년 대비 60% 줄일 수 있었다.
이미 CIO가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일부 기업들은 CIO의 역할이 과거보다 커졌으며 이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IT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CIO뿐 아니라 IT 담당 부서 전체가 현업과 커뮤니케이션해 현업과 IT의 장벽을 없애야 할 것이다.
최근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리스크 관리, 회계 규제 등은 분명 기술적인 이슈라기보다는 비즈니스 이슈다. 그러나 이 이슈들이 IT 시장의 수요를 낳았으며 IT와 협업, 두 분야 모두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IT와 현업의 커뮤니케이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현재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이 내년 IT 예산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미 IT에 최적화(optimization)를 실천해온 기업들로서는 더 이상 줄일 데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IT 예산 책정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이 아닌 건설적인 토론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IT와 현업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과거 IT는 분명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에 크게 기여했으며 이를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현재의 IT는 기업의 혁신과 가치 증진에 기여할 것을 요구받는다. 기업이 IT를 통해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IT가 기술로서만 존재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비즈니스로 인식돼야 한다. 다시 말해 더 이상 IT만을 위한 IT로는 가치 증진을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고성과 기업으로 가는 3단계 라이프사이클 접근법을 보면, 처음에는 기술을 이해하고 가치를 두는 문화를 만들어내고 이 문화가 정착되면 다음 단계인 프로세스, 정보, 사람, 애플리케이션을 동떨어지지 않도록 하나로 묶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정보와 통찰력을 혁신을 만들어내는 가치로 전환하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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