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활용해 각종 첨단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이른바 ‘광산업’은 이제 광주의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주력산업으로 자리 매김했다. 지난 2000년부터 육성되기 시작한 광주 광산업은 8년여 만에 업체 수는 6배 이상 늘었고, 고용인원은 2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연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중견기업이 20개 가까이 탄생했으며 전체 총 매출은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히 ‘성공적’이라 부를 만큼 광주지역 경제에 뿌리를 내렸다. 이러한 광주 광산업은 올해 1·2 단계 사업을 끝내고 내년부터는 3단계에 접어든다. 내년부터는 기존 1·2단계에서 이뤄진 정부 및 지자체의 막대한 지원에서 벗어나 스스로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자력의 시기’에 접어든다. 이와 관련, 광산업도 조선·의료 등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 광산업의 육성 배경과 성과, 향후 사업 계획 등을 점검해본다.
◇빛고을의 ‘밀레니엄 드림’, 광산업=광산업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이라는 격랑이 한창 몰아치던 지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지역 생산과 고용 인원의 30%를 차지하던 아시아자동차(현 기아자동차)가 부도나면서 지역사회는 커다란 충격에 빠져들었고 지역 건설업체와 백화점 등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지역경제는 극도로 침체됐다. 이러한 IMF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해법과 돌파구 찾기에서 시작된 프로젝트가 ‘새 천년맞이, 동방의 빛 2000’이었다. 이후 정부의 건의 및 예산 확보과정을 거쳐 마침내 1999년 9월, ‘광산업 육성 및 집적화 계획’이 확정·발표되면서 광주 광산업은 부산 신발·대구 섬유·경남 기계 등 4대 지역전략산업이라는 이름으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1·2단계 통해 비약적인 성장=광주 광산업 육성 1단계인 지난 2000∼2003년 4년간 총 4020억원이 투입돼 기반조성 위주로 사업이 추진됐다. 이 기간에 3대 광기술연구소인 한국광기술원·고등광기술연구소·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통신연구센터 등이 설립되는 등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에는 국내 유일의 광기술 및 장비가 집적된 클러스터가 형성됐다. 이어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추진되는 2단계에서는 총 사업비 3863억원이 투입돼 발광다이오드(LED) 등 반도체 광원 및 광통신 부품분야의 선택과 집중의 지원이 이뤄졌다. 이 같은 1·2단계를 통해 광주 광산업은 질적·양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한국광산업진흥회(회장 이기태)에 따르면 지난 1999년 47개였던 업체 수는 올해 320개로 늘었으며 고용인원도 1900명에서 5850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1100억원에 불과하던 광산업체들의 매출은 올해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매출액 1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기업도 18개 이상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광주 광산업이 호조를 보인 것은 전반적인 광산업 경기가 댁내광가입자망(FTTH) 및 발광다이오드(LED) 산업 활성화에 광 관련 연구소 및 기관의 기술 및 연구지원,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융합기술 개발 등 향후 과제=하지만 이러한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 광주 광산업의 체질은 여전히 ‘약골’이라는 평가다. 연간 매출액 50억원 미만의 영세기업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가격 및 시장경쟁이 치열한 소형 내장부품 중심이어서 기술혁신 및 업그레이드가 시급한 선결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3단계인 내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526억5000만원이 투입돼 조선·의료·자동차 등 광기반 융합기술 인프라구축 등의 사업이 추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해외 시장의 확대를 위한 지원체계도 대폭 강화된다. 특히 내년 10월 열리는 ‘2009 광주세계광엑스포’가 광주 광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광주가 국제적인 광산업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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